◎‘명성황후’ 더블캐스팅 김원정·이태원/‘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최주희·류원상성악가들이 뮤지컬로 몰려온다. 무엇보다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한국출신 성악가들이 국내 뮤지컬에 출연, 성악계와 뮤지컬무대의 벽을 허물고 있다. 에이콤의 「명성황후」 뉴욕공연의 주역(명성황후)으로 더블캐스팅된 김원정 이태원, 삼성영상사업단의 두번째 제작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주역(마리아) 최주희 등이 그들이다.
최주희와 이태원은 뉴욕 브로드웨이서 공연 중인 뮤지컬 「왕과 나」에 텁팀과 티앵왕비로 출연하면서 이미 본고장의 경력을 쌓았고 최주희는 토니상 여우조연상에 지명되기도 했었다. 이탈리아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김원정은 국내에서도 「열린 음악회」를 통해 알려졌다. 여기에 「웨스트…」의 남자주인공 토니 역을 맡은 류원상과 「명성황후」 대원군 역을 맡은 이재환 등 성악전공자도 가세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뮤지컬과 성악의 경계가 엄격한 편이었다. 성악계는 뮤지컬을 한 수준 낮게 보는데다 뮤지컬무대에서는 성악가들이 발성과 연기를 조화시키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차 음악성이 높아지고 있는 뮤지컬에 성악가의 유입은 필수적이다. 이미 외국서는 이같은 교류가 보편적이다. 이태원은 『미국에선 성악가의 뮤지컬출연이 잦지만 노래만 잘 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나 자신도 별도로 연기공부를 하고 있으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이것은 오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브로드웨이실상을 전했다.
성악전공자에게도 뮤지컬무대와의 교류는 자극제로 작용한다. 서울대 성악과를 갓 졸업하고 서울뮤지컬아카데미에서 연수를 받은 류원상은 『손 하나만 올려도 지적을 받는 게 우리 성악계의 경직된 분위기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보다 감정표현이 자유롭고 정열적인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인적 교류가 본격화하면 두 장르의 내용적 결합도 기대된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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