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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기가막혀/홍희곤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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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기가막혀/홍희곤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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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이 가관이다. 이전투구가 따로 없다. 집권여당 초유의 완전 자유경선을 치른다더니 전당대회전에 이미 경선제도 무용론까지 나오는 현실이 기막히다.『이회창 후보측이 지구당위원장 2명 이상에게 각각 5,000만원을 활동비 명목으로 전달했다』는 박찬종 후보의 폭탄 주장은 진위여부를 떠나 적나라한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박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정치의 수준은 여전히 「돈놓고 돈먹기」를 넘지 못한다.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 가중과 그에 따른 정치퇴행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후보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박후보의 정치생명이 끝장나는 것은 그 자신이 자초한 일이니 그렇다치고 그로인해 정치권 전체에 드리워질 어둡고도 긴 그림자는 쉬 걷히기 힘들 것이다.

더 한심한 일은 전당대회 전까지 사실규명이 어려우리란 견해가 신한국당내에 많다는 점이다. 박후보는 『구체적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남은 엿새 사이에 진실이 명백히 가려지기는 어차피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경험칙을 근거로 한 정치권 인사들의 관측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를 빌미로 경선에 불참하는 후보가 생기지 말란 법이 없고 일부 후보는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탈당사태 역시 정해진 수순이다.

이같은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선 당과 검찰이 하루속히 진상을 밝히는 도리밖에 없다. 박후보 스스로 자신이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를 당과 검찰에 제출하는 것은 그 선결요건이다.

여권의 경선구도는 물론 대선구도까지 헝클어 놓게 될 박후보의 「폭로」는 어떤 경우든 유야무야 묻혀서는 안될 사안이다. 신한국당은 허물어져도 정치판 자체가 깨져선 안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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