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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 분리주의 단체 ETA,지방의원 납치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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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 분리주의 단체 ETA,지방의원 납치 살해

입력
1997.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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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전역 ‘분노의 시위’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이 쏜 두발의 총탄이 스페인 전역의 주말을 온통 뒤흔들고 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 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에 의해 10일 납치된 스페인 북부 에르무아시의 집권 국민당 소속 지방의원인 미구엘 블랑코 가리도(29)가 12일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 치료중 사망하자 ETA를 규탄하는 시위와 집회가 마드리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ETA는 가리도를 납치한 직후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 정부가 스페인 곳곳에 분산 투옥돼 있는 500여명의 동료를 이날 하오 4시까지 바스크 지역으로 이감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가리도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이날밤 사라고사에서 10만, 수도 마드리드에서 5만여명이 각각 운집해 ETA를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으며, 바르셀로나 브루고스 세비야 발렌시아 산타크루스 등 스페인 전역 주요도시에서 반ETA 시위와 집회가 잇따랐다.

59년 설립 이후 ETA는 지금까지 모두 77명을 납치, 이들을 인질로 당국과 협상을 해왔다. 하지만 ETA가 또다시 납치 인질 살해시한을 정하고 정부를 협박한 것은 83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ETA의 이같은 과격테러는 지난해 총선 이후 점차 약화하고 있는 강경 분리주의 운동의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 우파인 집권 국민당의 아스나르 총리는 지난해 총선 승리 후 ETA 등 강경 분리주의단체의 테러를 철저히 응징하는 한편, 온건 바스크국민당(PNV)과 제휴해 바스크족내 강경 분리주의 운동을 효과적으로 압박해왔다.

이에따라 ETA와 ETA의 정치조직인 바스크독립당(HB)과 내분양상이 나타나는 등 강경 분리주의 운동은 최근 지리멸렬상태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과격테러가 ETA의 의도대로 상황을 반전시킬 것 같지는 않다. 가리도의 사망 직후 빌바오에서는 ETA측 청년 3명이 시위대에 구타를 당하는 등 ETA에 대한 스페인 국민들의 반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같은 민심에 힘입어 ETA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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