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주역 한광옥·김용환 성격·배경 대조『뚝심대 지략의 대결』
국민회의 한광옥 부총재는 요즘 당내에서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는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므로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자주 듣는다. 김부총재에게도 최근 『DJ는 독자출마를 결심하고 단일화 협상의 지연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며 『한부총재는 결정권이 없고 DJ의 이같은 전술을 수행하는데 불과하다』는 보고를 받고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최근 합의에 따라 양당간 후보단일화 협상은 결국 각 협상기구의 위원장인 한·김부총재간 접촉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협상권의 대부분이 이들에게 주어진 만큼 두 사람에 대한 주문도 많다. 이들은 성격과 배경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대조적이다. 나이가 9살 위인 자민련 김부총재는 5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뒤 37세에 차관직에 올라, 74년부터 재무장관을 4년여동안 지내는 등 박정희 대통령 경제정책의 핵심이었다. 한부총재는 서울대 영문학과 재학때 박정권의 군정연장 반대운동을 하다 제적된뒤 70년대초 구신민당의 신도환계로 정계에 입문했다. 성격도 김부총재가 지략이 많은 재사형인 반면 한부총재는 과묵한 뚝심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당 총재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결정적인 통합협상을 타결시킨 공통점을 갖고있다. 김부총재는 90년 신민주공화당 정책위의장으로 3당합당 교섭의 주역이었다. 그는 95년 자민련 창당후 신민당과의 합당에서도 막후역할을 했다. 한부총재는 91년 9월 평민당 협상대표로 「꼬마민주당」과의 야권통합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김부총재는 김종필 총재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있고, 한부총재는 김대중 총재를 따르는 스타일이지만 91년 야권통합때는 흡수통합을 주장하는 동교동계를 설득, 6대 4 지분의 당대당 통합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그동안 접촉을 하는동안 이심전심의 인간관계를 쌓아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순리」와 「대선 승리가능성」을 내세워 자신들로의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같은 관계가 어떻게 귀결될 지 주목된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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