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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말하기’ 교실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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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말하기’ 교실 열풍

입력
1997.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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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고 남을 설득하는 능력은 어려서부터 훈련해야어린이에게 「말하기」를 가르쳐주는 연설교실이 인기를 끌고있다.

백화점 문화센터나 구민회관 등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런 연설교실은 방학중 강좌에 수강신청자가 몰려 이달초에 이미 마감이 끝났을 정도이다. 연설교실은 「말을 잘하는 어린이가 자신감과 통솔력도 있다」는 관점에서 대부분 「발표력 기르기」 「리더십훈련」 등의 이름을 내걸고 있다. 과거 웅변학원들이 과장된 연설법을 가르쳤다면 요즘 연설교실은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발표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때문에 웅변학원들이나 동화구연강좌들도 요즘은 과장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대화법 훈련으로 교육내용을 바꾸는 추세이다. 「자기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고 남을 설득하는 능력은 어려서부터 훈련시켜야 한다」는 부모들의 요청때문이다. 성우출신의 연설교실 강사 고은정(고은정언어예술원 원장)씨는 『학교교육이 아직까지 문자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말하기교육을 충분히 시키지 않는 점이 사설학원을 찾는 이유인 것같다』고 설명한다.

수업내용은 주로 정확한 발음과 억양, 낭독법, 대화법, 주제에 대해 말하기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프로그램들을 찾는 어린이는 대개 두가지 부류. 무대체질인 어린이에게 말솜씨를 키워주려는 경우와 내성적인 어린이에게 말하기를 통해 자신감을 심어주려는 경우이다.

최병훈(초3·강남구 포이동)군은 반에서 성적도 좋고 활달하다. 무엇보다 남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2학기에는 반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연설교육을 선택했다. 또 오는 9월 한국국어교육연구회와 대교출판사가 주최하는 「국어낭독·말하기대회」에도 나갈 예정이다.

반면 이상봉(초2·서초구 반포동)군은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극도로 꺼려했다. 발음도 어눌해 선생님의 질문에 우물쭈물하기 예사였다. 지난 3개월동안 그를 연설교실에 보낸 어머니 목영자(36)씨는 『발음도 분명해지고 발표할때 목소리가 커졌다. 성격도 적극적이 된 것 같다』고 얘기한다.

고은정씨는 『요즘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자기의사를 잘 표현하지만 비어, 은어사용이 일상화됐고 편의위주의 발음습관에 따라 「애」 「에」를 구별하지 못한다. 「와」를 비롯한 복모음을 점점 못하는 것같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는 『말하기교육은 기술적 훈련뿐만 아니라 언어예절와 인성교육도 함께 다루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말이나 외모로 자신을 내세우려는 세태가 어린이에게까지 전염된 것같아 안타까운 점도 있다』고 덧붙인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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