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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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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집정관을 지낸 마리우스는 두 얼굴을 가진 정치가였다. 그는 처음 호민관이 됐을 때 선거법 개정을 단행했다. 귀족들은 그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까봐 이를 반대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물리치고 BC 119년 법개정을 강행해 공명선거의 기틀을 다졌으나 뒤로는 돈선거에 앞장섰다. ◆로마시대엔 공직은 선거로 뽑았다. 후보자들은 각지역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했는데 이것을 라틴어로 「Ambitio」라고 했다. 이것이 야망을 뜻하는 영어 「Ambition」의 어원이 됐다. 예나 지금이나 선거는 인간의 야망과 욕망을 부채질하는 모양이다. ◆이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지구분배인」이란 각지역 책임자를 선정했다. 이는 입후보자에게 돈을 받아 각지역 선거민들에게 나누어주는 사람이란 뜻에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것은 로마시대의 공직선거가 얼마나 혼탁했는가를 그대로 말해 준다. ◆돈선거의 상징적인 인물이 바로 호민관으로서 선거개혁을 단행했던 마리우스였다. 그는 매수란 방법을 동원해 자그마치 7번이나 집정관에 당선되는 영광을 누렸으나 후세역사에 가장 치사하고 더러운 정치가로 이름을 남기는 불명예를 감수해야만 했다. ◆그런대로 무난하게 진행되던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돈으로 검게 물들고 있다는 소리다. 앞으론 깨끗한 선거를 강조하고 뒤로는 돈을 뿌리는 「두 얼굴의 마리우스」가 신한국당 경선후보중에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경선이 이런 후보의 검은 욕망을 채워 주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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