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석씨 “근거지 잃고나서 포항 넘보다니”/이기택씨 “내가 떨어지면 DJ권력욕 달성”/박태준씨 “경제를 ‘갱제’로 안 YS 나라 망쳐”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태준 후보에 대한 민주당 이기택 후보의 추격전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북 포항북구 보궐선거의 첫 합동연설회가 13일 포항 흥해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연설회에 나선 두 후보와 신한국당 이병석 후보는 저마다 자신이 당선돼야 할 이유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수성과 공략으로 격돌을 벌이고 있는 박후보와 민주당 이후보는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변덕스런 날씨에도 불구, 유세장을 가득 메운 청중은 지지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유세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이날 유세장 주변에는 「모후보가 10만원씩 넣은 돈봉투를 뿌리고 있다」 「모후보는 선거막판에 집중살포를 위해 실탄을 비축하고 있다」 「모후보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얘기가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는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금권타락 및 흑색비방이 난무하는 과열양상을 반영했다.
선거전 양상이 3파전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신한국당 이후보는 이날 첫번째로 등단, 『정치를 않겠다고 약속했던 70대 중반의 원로 경제인이나 근거지를 잃고나서 포항을 기웃거리는 60대 정치인으로는 21세기를 준비할 수 없다』며 박·이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이후보는 이어 자신만이 노장정치의 부활을 막을 수 있는 깨끗한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박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5%내로 좁혀 이미 대역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이후보는 두번째로 등단, 『김영삼 대통령이 나를 부산에서 낙선시켜 고향인 포항에 돌아올 수 있게 해줘 고맙다』며 지역연고를 강조했다. 이후보는 이어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박후보 지원 움직임을 겨냥, 『김대중씨가 나를 떨어뜨리려고 하는데 내가 지면 김씨의 권력욕이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며 이 지역의 「반DJ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등단한 박후보는 다른 후보를 가급적 공격하지 않는 대신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의 핍박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반YS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이어 『「경제」를 「갱제」로 아는 사람이 우리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면서 『포항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경제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여당과 민주당이 합작이 돼 「신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박후보는 『YS가 다시 나를 죽이려 하는데 포항은 강철같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포항=고태성 기자>포항=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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