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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부진속 ‘밀어내기 수출’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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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부진속 ‘밀어내기 수출’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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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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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없지만 무역포상 이미지·금융혜택 등 노려/대선 앞두고 경기회복홍보 정부측 주문도 한몫내수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밀어내기식 수출에 의한 수출실적 부풀리기가 성행하고 있다. 팔곳도 없고 보관할 곳도 없는 자동차와 선박 등 주력품목을 밀어내기를 통해 억지로 수출, 실적만 부풀린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일 『수출부진을 겪고있는 종합상사들이 최근 밀어내기수출에 주력하면서 회사자체의 수익성을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면서 『자동차와 선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실적부풀리기는 실제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게 한다』고 밝혔다.

밀어내기 수출은 우선 수출실적을 높여 외형을 부풀리고 수출포상을 받기위한 목적에서 흔히 이뤄진다.

실제 6월 한달동안 현대종합상사는 19억2,400만달러를 수출, 월간 사상최고기록을 세웠지만 업계로부터 상당부분이 밀어내기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무역의날 포상기한이 6월이어서 지난해 상사가운데 1위를 했던 현대가 올해에도 수성을 위해 무리를 했다는 지적이다. 업계가 제기하는 의혹처럼 현대는 지난해 6월에도 17억2,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실적을 올린데 이어 올 6월에도 2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수출실적에 따라 세제혜택과 금융지원 등 특혜가 주어졌던 70년대와 달리 특혜성 포상이 없는데도 밀어내기가 부활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상사들은 실익은 없지만 무역의 날 포상으로 그룹전체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외형이 커질수록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같은 업계 내부사정과 함께 대선을 앞두고 경기회복을 보여주려는 정부측의 주문도 한몫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수출전체의 절반가까이 차지하는 종합상사의 수출실적은 6월과 12월이 가장 높은 대신 그 직후인 7월과 1월에는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7대종합상사의 수출은 57억1,000만달러, 지난해 12월의 실적은 58억6,300억달러인데 비해 7월은 44억4,500만달러, 올해 1월은 39억6,700억달러로 13억∼19억달러까지 차이가 났다.

최근의 밀어내기 수출은 일부업종의 내수부진에 따른 재고누적 및 공급과잉에도 큰 원인이 있다. 자동차 가전 정유 의류같은 업종은 내수가 위축되거나 경쟁적 시설확장으로 인한 공급과잉을 해결하기위해 수익성에 상관없이 무리한 수출을 강행하는 사례가 많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의 경쟁적 시설확장으로 국내 공급이 과잉상태이기때문에 생산이 남아도는 일부업체들은 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에라도 울며겨자먹기식 수출을 하지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밀어내기수출의 경우 창고 등 물류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해외법인에 쌓아두기도 하지만 곧바로 취소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관세청이 밝힌 수출신고동향에서 대기업들이 연말과 6월을 중심으로 수출신고를 마친 뒤 곧바로 이를 취소하는 사례가 1만7,484건, 금액으로는 10억3,922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수출이 아직 전반적으로 호전되지않은 상황이다 보니 그룹의 이미지제고나 외형부풀리기를 위해 밀어내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선거가 있는 연말까지는 어차피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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