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라는 건 워낙 편치 않은 것이어서, 마음의 생리라고나 할까 하는 점에서는, 예외적인 악귀나 산송장을 빼면, 어떤 마음이든 다소간 시달리고 고달프다고 해도 좋을 터이다.그런데, 한반도에 사는 우리는 그런 것 외에, 어떤 악연으로, 아주 국지적인(특수한) 마음고생을 더 해왔는데, 그게 분단과 6·25 이래 이 지역 주민을 황폐하게 하고 불안하게 해온 적대감과 전쟁공포이다.
황장엽씨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 내용은 물론 우리가 대충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기는 하지만, 그 어조와 표정이 아로새기는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날 캄보디아에서 보듯이 저희들끼리 싸우고 죽이는 건, 그 이유야 어떻든지간에, 깔보일 수 밖에 없는 미친 짓이니, 우리는 결단코 그 꼴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충정에서 끄적거려 본 것이다.
정치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돈벌이가 세상을 궁핍하게 할수록 아름다운 걸 열심히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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