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정치 산실에서 ‘청정도량’ 변신/가람배치·운영계획 확정 “12월 재탄생”3공시절 「밀실정치」의 산실로 회자됐던 요정 대원각(서울 성북구 성북동)이 12월에 청정도량으로 다시 태어난다. 승보 종찰 송광사의 서울분원 길상사로 거듭나는 불사가 대원각 자리에서 단계적으로 진행중이다.
아직 대원각이란 간판을 달고 대중음식점 영업도 계속되고 있지만 주지 청학, 총무 덕조 두 스님은 건물입구 직원숙소에 길상사라는 임시현판을 걸고 불사를 점검하고 있다.
대원각은 대지 7,000여평, 연건평 3,000여평으로 시가 1,00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독실한 불자인 김영한(81·여)씨는 몇년전 대원각을 길상사 회주 법정 스님에게 불교발전을 위해 활용해달라고 기증했었다.
지난달 18일 서울로 올라온 두 스님은 거처에 가법당을 마련하고 부처님점안식을 가짐으로써 불사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청학 스님은 이날부터 하루 세차례 길상사개원을 위해 100일 기도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큰 진전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해온 법정 스님이 위촉한 자문위원회가 이달초 모임에서 길상사의 가람배치와 운영 등에 대한 기본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자문위원은 김종서 교육개혁위원회위원장, 공종원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유후 변호사, 강정옥 길상회장, 윤용숙 여성문제연구회장 등 5명으로 올해 1월부터 매달 한 번 모임을 갖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개원시기를 올 12월로 확정했다.
길상사는 앞으로 설법중심의 기존사찰과 달리 불자들이 직접 수행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재가불자들의 수행도량」으로 가꿀 방침을 정했다. 40여동의 건물 중 10개 안팎의 건물만 사찰시설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개인, 가족, 청소년단체 등의 수련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길상사는 불자를 위한 수행지도 계획과 지도법사 확충방안을 세우고 있다. 또 삼보정재가 투명하고 가치있게 쓰이도록 스님과 불자들이 공동으로 사찰을 운영한다. 수행과 교육은 스님이, 사찰의 운영과 관리는 불자들이 맡아 승속이 함께하는 맑고 깨끗한 운영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현판만 바꾸고 현재 출입문을 일주문으로 쓰는 한편 대원각 중앙의 신관(금실·은실)을 법당(극락전)으로 사용하고 우측 모퉁이의 송실을 설법전, 특실을 스님선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기는 미정이지만 출입문 남동쪽 현 주차장·테니스장 자리에 연건평 250평 규모의 대웅전도 짓기로 했다.
법정 스님은 『소유권이전등록(조계종단 재산으로 등록)은 지난해 6월, 대원각의 임대계약기간도 지난 5월30일 끝났지만 정리기간을 달라는 임차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개원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60년대에 문을 연 대원각은 국내의 대표적 요정이었으나 80년 대중음식점으로 바뀌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