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느 선거처럼 이번 경선도 막바지 1주일동안의 상황이 최종결과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기간 경선과 관련해 주목해 볼 「관전 포인트」는 크게 네가지이다. 과연 1차투표에서 후보가 확정될 수 있을지, 1차투표에서 2등은 누가 될지, 결선투표에서 1·2위 후보간의 역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경선의 후유증은 과연 없을지가 그 것이다.◎결선투표 여부/“1차 과반수 통과 거의 불가능” 우세/이회창측 “부동표 흡수땐 된다” 주장
결선투표는 1차투표에서 유효투표수의 50%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에 치러진다. 따라서 1차투표에서 1등을 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가 과연 50%이상의 득표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문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결과와 지지지구당위원장 분포에 있어 부동의 1위는 이회창 후보이다. 그러면 이후보는 1차에서 과반수 득표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각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와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자료를 종합해 볼때 1차 과반수 관문통과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먼저 객관적이랄 수 있는 여론조사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결선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가장 최근의 자료인 지난 11일의 MBC·한국갤럽의 대의원대상 조사결과 1위인 이후보의 지지도가 30.6%로 나타나 과반수에 크게 모자랐다. 합동연설회 시작이후 매일 발표되고 있는 조선일보·한국갤럽의 대의원 상대 여론조사에서도 1위인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25∼30%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후보측은 다소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회창 후보측은 『자체 여론조사결과 이후보의 지지율이 43%를 기록했고 계속 상승추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승세에다 현재 20∼30% 수준의 부동표를 같은 비율(각 후보의 지지율)로 흡수한다 하더라도 1차투표에서의 승리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후보진영은 하나같이 이후보의 현재 지지도를 3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후보측의 조직이 움직이지 않아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지지도는 하락추세에 있다』는게 이들의 시각이다. 결국 지금의 판세에 비춰보면 결선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등은 누구?/이인제·이수성·김덕룡·이한동 거론/후보 연대 움직임따라 결과 다를수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의 1차 투표에서 1등 못지않게 중요한 게 2등이다. 1등이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할 경우 1등과 함께 결선투표에 오른다. 특히 결선투표에서는 1등보다 2등을 중심으로 한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 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후보중 나름대로 2위를 노려볼 수 있는 후보는 이수성 이인제 이한동 김덕룡 후보 등 네 명이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지지도, 지지 지구당위원장수 등을 감안한 결과이다.
그러나 누가 2위 가능성이 가장 높은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기관, 각 후보진영의 시각이 다르다. 우선 여론조사기관들은 대체로 이인제 이수성 김덕룡 후보 순으로 꼽고 있다. 지금까지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이인제 후보가 2위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이수성 김덕룡 이한동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쫓고있는 형국이다. 그런가하면 「누가 결선투표에 오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는 이인제 후보(27.5%)와 이수성 후보(25.4%)가 김후보와 이한동 후보를 단연 앞서고 있다(7월3∼5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공동조사).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대의원들의 표심으로 연결짓는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2위와 결선에서 싸울 게 유력한 이회창 후보 진영은 이인제 김덕룡 후보가 이수성 이한동 후보보다 2위에 근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가장 대표적인 변수가 경선전에 후보간 연대가 성사되는 것이다. 만약 이수성 이한동 후보가 단일화를 이룰 경우 1등은 못하더라도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2차서 역전될까/1위 득표율 45% 넘으면 가능성 희박/반대 경우땐 예측불허 혼전 예상
결선투표에서 1차투표 1등과 2등이 역전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1차투표에서의 1·2위 득표율, 경선전 후보간 연대문제, 2위 득표자의 성향 등이다.
우선 1위가 1차에서 45% 이상의 표를 얻으면 결선투표에서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선거전문가, 각 후보진영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렇게 되면 1위 득표자는 대세가 자신에게 있음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고, 사표가 되기 싫어하는 대의원들의 성향상 결선투표에서는 쉽게 표가 1위로 몰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후보간 합종연횡을 시도하면서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게 되는 이점도 있다.
득표율이 45% 이상에는 못미치더라도 1위 득표자가 경선전에 물밑접촉을 통해 「원군」을 미리 확보해 놓았다면 결선투표에서 상황은 쉽게 정리될 수 있다. 이밖에 1위와 2위가 계파, 성향면에서 뚜렷하게 대조될 경우 1위는 부동표를 흡인하는데 한결 용이할 수 있다.
반면, 1위의 득표율이 45% 이상에 미치지 못하고, 2위와의 차이가 15% 안팎일 경우 결선투표 결과는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까지의 경선진행 상황에 비춰 「반이진영」측이 일시에 2위후보를 중심으로 뭉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투표장 현장의 초점이 온통 2위로 몰리게 돼 자연스럽게 2위는 상승분위기를 타게 되는 반면 1위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1위와 2위가 모두 비슷한 성향, 계파적 색채를 띨 경우 2위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비1위 지지표」가 일시에 2위로 몰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불복’ 생길까/당선자 누구냐 따라 박찬종 등 주목/“대부분 자생력 약해 탈당 없을 것” 관측
신한국당 지도부가 경선결과 못지않게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경선후의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경선결과에 불복해 어느 후보 한 사람이라도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탈당후 상황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로는 경선의 공정성여부, 대선후보의 면면 등이 거론된다.
이런 시각에서 판단한다면 현재 경선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빨간불」이 켜져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박찬종 후보가 주목받고 있다. 박후보는 금전살포, 지구당위원장 줄세우기, 청중동원 등의 「탈법사례」를 거론하며 당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특히 그의 「자유파」 이미지에 신경쓰고 있다. 그러나 박후보는 11일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경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 말이 100% 「경선결과 승복」을 담보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당선자가 누가 되느냐도 후보들의 거취를 결정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면 그와 「물과 기름」관계에 있는 이수성·이한동 후보가 독자적 행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인제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더 이상 대권의 기회를 바라보기가 어려운 대부분의 후보들이 딴 맘을 먹게 될 것이다』 『이수성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 「김심」의 중립성 등을 문제삼아 이회창·박찬종·김덕룡 후보 등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라는 등의 섣부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당내 인사들은 『대부분의 후보가 자생력있는 독자세력을 갖고 있지 못하므로 쉽게 탈당 등의 극단적인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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