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경기음식 푸짐한 전라음식 짜고 매운 경상음식/굳이 멀리 안떠나도 평소의 상차림에 일품요리 하나면 맛깔스런 지방정식음식 팔도유람을 떠난다. 각 지방의 독특한 음식을 맛보는 재미는 여행의 큰 즐거움의 하나다. 그러나 가방메고 멀리 떠나지 않아도 식탁에서 팔도 구경을 할 수 있다. 바쁜 일과에서 잠시 벗어난 주말이나 휴가에 지방의 토속적인 음식을 장만해 온 가족이 즐겨본다. 지방의 별미나 상차림을 통해 그 지역의 특산물과 자연환경 역사의 상식과 이해를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세종대 사회교육원 조리과 교수인 신미혜(세종호텔 한식부 부장·38)씨는 『지방의 특색이 진하게 나타나는 음식이라도 전국민의 사랑을 받아 널리 알려진 것도 있고 그 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말한다. 갈비나 신선로, 구절판, 냉면 등은 전라, 서울, 경기, 평안지방의 지방음식이지만 널리 사랑받고 있는 전국화된 음식들이다. 반면 재첩국, 강냉이밥, 홍어회 등은 지방색을 진하게 드러내는 음식들로 그 지방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통 한식 상차림새는 반찬의 가지수로 구분하는 3, 5, 7, 9첩 반상. 그러나 신씨는 『전통상차림새는 일반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우므로 밥 국 김치 간장을 기본으로 하고 일품요리를 한 두 개 놓으면 서양의 정식메뉴에 해당하는 상차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 경기지방의 음식은 화려하고 복잡한 점이 특징. 개성과 서울의 양반, 중인 요리가 기본을 이룬다. 웨스틴조선호텔 한식부 유명곤(38)과장은 서울 경기 지방의 특색을 나타낼 정식차림으로 냉채 탕평채 열무김치 도가니수육 밥 국 약과를 든다. 서울 경기 지역의 일품요리로는 보쌈김치 갈비찜 구절판 개성편수 조랭이떡국 삼계탕 민어매운탕 등이 있다.
강원지방에는 영서지역의 감자 옥수수 메밀 도토리와 영동지역의 해산물 등이 많이 난다. 죽 냉채 감자부침 오징어볶음 밥 된장찌개 찰시루떡으로 상을 꾸미면 강원 정식이 된다. 옥수수나 감자를 넣어 만든 강냉이밥, 감자밥, 아욱을 넣은 된장국에 밥을 만 토장아욱죽을 주식으로 하고 매운탕인 삼숙이국, 물오징어불고기, 옥수수묵, 마른 오징어젓갈무침 등을 놓으면 3첩반상이다.
충청지방음식의 특징은 맛이 순하고 구수하다는 점. 닭, 작은 조개, 굴을 이용한 국물이나 녹두음식이 많다. 죽 닭냉채 임자수탕 갈비구이 밥 증편으로 한 상이 만들어진다. 깻국탕이나 초계탕이라고도 불리는 임자수탕에는 국수나 묵을 말아먹는다. 이외에도 보리밥이나 녹두죽, 말린묵볶음, 장떡, 마른 조갯살조림, 늙은 호박나물, 시금치김치, 청포묵 무침 등으로 한상차림을 만들수 있다.
전라음식은 우리나라 음식중에 가장 푸짐하고 아기자기해 사치스럽기가 개성지방과 맞먹는다. 음식의 간이 강하고 고춧가루를 많이 쓴다. 냉채 육회 콩나물비빔밥 맑은장국 갈비구이 삼색경단으로 정식을 차리면 전라음식의 대표주자를 맛보는 셈. 고들빼기 김치나 가죽부각으로 반찬을 내고 밥 추어탕 죽순찜 홍어회를 놓거나 고동으로 국물을 낸 고동칼국수를 먹으면 한상차림의 정식이 된다.
해산물이 많이 나는 경상도에는 짜고 매운 음식이 특징이다. 날콩가루를 넣은 칼국수, 갈비구이, 호박꼬지떡, 냉채를 놓으면 경상도식 정식. 콩나물을 넣는 전주식대신 숙주나물을 쓰는 진주비빔밥에 맑은 무장국, 모시조개탕, 재첩국으로 한상을 차리거나 애호박죽, 밥, 고동국 혹은 선지국, 미더덕찜, 해물잡채, 우엉김치, 부추김치로 한상을 차리면 된다. 이북지역에서도 황해음식은 충청음식과 비슷하게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심심한 맛이다. 두부, 콩비지로 만든 요리로 돼지고기 콩비지를 넣어 만든 돼지비탕이 유명하다. 김치순두부찌개에 만두, 한치회무침, 죽, 밥, 김치 등으로 정식을 구성할 수 있다. 평안음식으로는 장국밥,김치말이밥에 가지김치,도라지장아찌, 더덕전, 꽈리고추조림인 댕가지조림을 한상으로 차리면 된다. 함경도식으로는 잡곡밥, 해물잡채인 원산잡채, 쑥갓김치, 다시마냉국, 북어무침이 제격이다. 팔도음식에 들어가지 않지만 가장 특색있는 요리가 제주지방음식. 전복죽 소라숙회 밥 옥돔구이 해산물된장찌개로 정식차림을 만들 수 있다. 일품요리로 톳을 넣는 톳냉국, 고사리탕, 새끼전복을 찌는 오분쟁이찜, 자리회 등이 있다.
유명곤씨는 『전채요리로 죽,냉채를 놓고 밥 국에 지방 특징이 있는 일품요리 하나만 만들면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지방 정식 상차림이 된다』고 일러준다. 한편 세종호텔(7월) 조선호텔(7∼9월) 한식당에서는 팔도요리 축제를 연다.
◎팔도음식 만들기
○말린 도토리묵 볶음
재료: 말린 도토리묵 100g 팽이버섯 30g 피망 30g 적고추 4분의 일개 쇠고기 50g 참기름 소금 파 반작은술 마늘 4분의 일 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①도토리묵은 4㎝×0.8㎝×0.8㎝크기로 썰어 채반에 널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서 1, 2일 말린다. ②말린 도토리묵에 끓인 물을 부어 다 불려지면 건진다. ③팽이버섯은 밑둥을 다듬고 알알이 떼어 놓는다. ④피망 적고추를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4㎝×0.3㎝ 크기로 채썬다. ⑤쇠고기는 5㎝×0.3㎝×0.3㎝크기로 썰어 소금 4분의 일 작은술 마늘즙 참기름 6분의 일 작은술 후추로 양념한다. ⑥재료를 각각 센불에서 잠깐 볶아 식히고 양념해 함께 무치면 쫄깃한 묵볶음을 맛볼 수 있다. 도토리묵은 많이 말려서 보관해두면 된다.
○죽순찜
재료: 죽순 200g 닭고기안심 50g 석이버섯 반장 달걀 반개 간장 3큰술 청주 1큰술 물 2큰술 설탕 1큰술 파 반뿌리 마늘 3개 생강 1개 건고추 1개
만드는 법: ①죽순을 반으로 썰어 빗살무늬 속의 석회질을 깨끗이 씻어내고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는다. ②닭고기는 다지고 갖은 양념을 해놓는다. ③죽순의 빗살무늬 속에 다진 닭고기를 넣는다. ④석이버섯을 채썰어 볶고 달걀은 흰자 노른자를 구분해 지단을 부쳐 채썬다. ⑤양념을 섞어 끓이다가 죽순 닭고기 석이버섯을 넣고 중불로 조린다. ⑥조려진 것을 꺼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달걀 고명과 잣을 뿌리고 담아낸다.
○해물잡채
재료: 오징어 100g 홍합살 50g 깐 소라살 50g 깐 새우살 50g 당근 10g 적고추 반개 피망 200g 양파 60g 당면 30g(간장 1작은술 설탕 0.7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마른 표고버섯 3장 마늘 참기름 반작은술 설탕 소금 4분의 일 작은술 파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①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몸통 안쪽에 칼집을 1㎝간격으로 넣고 끓는 물에 데쳐 0.5㎝두께로 동그랗게 썬다. ②깐소라살은 0.2㎝두께로 썬다. 홍합 새우살은 소금물에 씻어 찐다. ③당면은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낸후 양념한다. ④피망 당근 양파 적고추는 5㎝×0.2㎝로 곱게 채썬다. ⑤표고버섯은 더운 물에 불려 기둥을 떼고 곱게 채썬다. ⑥위의 재료를 각각 볶아서 식힌뒤 물기를 꼭 짜서 함께 무친다. ⑦잡채에 부추 양파를 넣을때는 마늘의 양을 줄인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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