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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감원 발표 ‘97년 주거래계열 여신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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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감원 발표 ‘97년 주거래계열 여신현황’

입력
1997.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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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재벌 은행빚 1년새 7조 증가/삼성·현대 거의 2조씩 늘어… 51대 재벌중 효성만 감소/2,500억 넘는 재벌 63개로 급증… ‘차입경영’ 행태 재확인국내 10대 재벌이 은행에서 빌린 돈의 규모가 1년간 7조원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거래은행으로부터 관리를 받고 도산위기에 처할 경우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되는 은행여신잔액 2,500억원이상 재벌은 지난해 51개에서 올해 63개로 12개나 늘어났다.

은행감독원이 11일 발표한 「97년 주거래계열 선정현황」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상위 10대 재벌의 대출금과 지급보증을 더한 은행권 총여신 규모는 61조5,981억원으로 95년말(54조2,412억원)보다 7조3,600억원 증가했다.

은행 빚이 가장 많은 기업은 12조3,289억원의 삼성그룹으로 1년동안 은행에서 1조9,000억원을 추가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현대그룹은 은행여신잔액이 95년 10조1,524억원에서 지난해 11조9,195억원으로, 삼성과 엇비슷한 1조8,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여신이 3조원이 넘는 재벌은 지난해 삼성 현대 대우 LG 한진 기아 등 6개였으나 올해엔 선경 쌍용 한화가 추가돼 모두 9개가 됐다. 지난해 10위였던 한보그룹은 부도로 주거래계열 선정대상에서 빠졌고 대신 14위였던 한라그룹(1조9,361억원)이 4계단 상승, 처음으로 10대 재벌 「회원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같은 10대 재벌이라도 1위인 삼성과 10위인 한라는 여신규모가 6배(10조원)이상 차이가 난다.

여신잔액이 2,500억원을 넘는 재벌(주거래계열)은 총 63개로 작년(51개)보다 크게 증가했다. 경기부진속에도 몸집줄이기 보다는 외형불리기에 치중하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차입경영」행태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여신 2,000억원 안팎의 중견기업들이 은행돈을 집중적으로 끌어 쓴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절차가 진행중인 한보 삼미 한신공영 건영이 주거래계열에서 빠지는 대신 수산중공업 거평 영풍 제일제당 나산 데이콤 등 16개 중견재벌이 신규편입됐다. 특히 수산중공업과 거평은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대거 확장하는 바람에 여신잔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51대 재벌 가운데 1년간 은행여신을 종전보다 50%이상 늘린 재벌은 아남산업(82%) 한솔(71%) 통일(66%) 동부(78%) 새한(52%) 벽산(60%) 갑을(62%) 한국타이어(50%) 미원(59%) 등이었다. 반면 16위의 효성그룹은 빚을 줄인 유일한 재벌(1조2,049억원→1조2,034억원)로 기록됐다.

이들 63개 재벌의 총은행여신은 96조원. 이중 63%(61조원)는 10대 재벌의 몫이고 특히 「빅5」 재벌의 빚이 절반에 가까운 46조원(48%)를 차지했다. 재벌중에서도 소수 매머드재벌의 경제력집중이 그만큼 심각한 것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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