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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꼭 한번은 전쟁” 확고/황장엽 회견­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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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꼭 한번은 전쟁” 확고/황장엽 회견­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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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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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동포들 전쟁불감증 가슴아파/“북서 악용한 주체사상은 내죄”/남 침투공작 제집 드나들듯이 해/북은 남 혼자 행복한 것 허용안해/난 사회주의자 아닌 인본주의자/남한 일부서도 잘못이해 바로잡으려 다시 연구/1인독재라 강경·온건파는 물론 개념조차 없어―당국조사에서 황장엽 리스트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했는가. 진술했다면 얘기한 내용을 말해 달라.

『북한의 남한에 대한 기본전략의 하나는 남한을 내부적으로 와해시키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안에서만 대남사업부서가 많다. 내가 (대남사업을) 직접 주관하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과정을 통해 상식화되어 있고 주워들은 얘기는 적지 않다. 굉장한 리스트가 있다고 내가 얘기한 것은 없지만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당국자들에게 다 얘기했다. 이 문제들은 정확하게 확증돼야 할 문제들이기 때문에 여기서 언급할 성격은 못된다』

―북한의 전쟁 결행의지와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어느때 전쟁을 하든지 결국 전쟁은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 상식처럼 돼 있다. 전면전이 될지 국지전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본은 전면전쟁이 될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국제적 국내적 정세를 모두 고려, (남한)내부 와해공작과 무력침공이 적절하게 배합될 때 이뤄지리라 본다. 남한 정세가 복잡하고 혼란한 시기를 노려서 (남한의) 동맹국이 다른 곳에 역량을 분산시킬 때 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문제」라는 논문에서 핵무기 등 북한이 남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전쟁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전쟁 준비는 대단히 잘 돼 있다. 무기를 1백% 자체 생산할 수 있고 모든 군사시설이 갱도화, 지하시설화돼 있어 북한의 전 영토가 요새화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인 무기 항목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잘 모르겠다. 「조선문제」는 발표용이 아니었지만 전쟁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이를 남한이 홀시해서는 안된다. 핵무기를 직접 본 적은 없다. 핵무기가 있다는 것은 상식화돼 있는 문제다. 증명은 못하겠지만 핵무기가 있다고 보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김정일의 개인적 성향에 비춰본 북한의 의사결정 과정은 어떤가.

『김정일이 공개적으로 나타나 연설을 한 적이 없다고 해서 말재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건강하기도 하다. 승마를 하면서 낙마해 부상한 일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잘 모르겠다. 김정일의 개인생활에 대해서는 흥미 없다. 문제는 김정일의 체제에 반대하고, 대남정책에 반대하고, 사상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김정일이) 매운 것을 많이 먹는다는 따위의 시시한 문제는 논의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지식층은 김정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귀와 입, 눈을 모두 막고 있기 때문에 지식층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표현할 수가 없다. 대체로 대외정세를 아는 사람은 김정일정권을 지지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상전향에 대해 말해 달라.

『나는 사실과 어긋나는 것을 어느 한쪽편에 서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여생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왜 거짓말을 하겠는가. 법률상으로 내가 북에서 남으로 국적을 옮긴 것은 망명이다. 하지만 조국은 민족과 영토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나는 내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온 것 뿐이다. 나는 이미 60년대에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나 사상전향을 했다. 내가 생각해왔던 인본주의 사상은 변함이 없다. 단지 이를 어떻게 구현해야 하느냐는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상전향은 계속되고 있다』

―주체사상의 현실적 한계와 오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주체사상에 대해 말하기는 힘들다. 내가 만든 것은 아니고 철학화를 위해 주체철학을 시작했을 뿐이다. 글 쓰는 일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당 지시에 의해 한 것이며 내 철학의 기초가 인본주의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사회주의자도 아니고 자본주의 뒤에 사회주의가 온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망명동기가 남침의 위험을 알리고 평화통일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화통일에 기여할 것인가.

『두고봐야 하겠다. 형제들의 도움을 받으며 어떻게 기여할지는 연구중이며 나중에 실천적으로 보여주겠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데 북한 내부에서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남쪽에서 북침해 오면 단번에 때려부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꼭 한번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은 확고부동한 방침이다』

―「전쟁을 반드시 한다」는 말은 전쟁위험성을 의미하는 것인가, 아니면 1백% 전쟁이 일어난다는 뜻인가.

『전쟁을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변함없는 노선이다. 국제정세 및 내부정세에 따라 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하면 김정일정권이 끝장난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망명전 작성했다는 서한을 보면 북한의 남침대비 말고도 남한의 군과 안기부, 여당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서한은 직접 쓴 것인가. 이를 쓴 동기는 무엇이며 작성중 김덕홍씨나 외부인사에게 도움을 받았는가.

『그것은 어디까지나 북한에서 보고 느낀 것을 쓴 것이다. 북한은 경제가 파괴되고 사상은 동요해 전쟁을 할 것 같은데, 가슴 아프게도 남한동포들은 이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것 같았다. 북한이 남한 내부와해를 위해 스파이를 내려 보내고 있는데도 남한은 과거 일을 다 잊고 태평한 것같고 데모와 파업은 지속돼 매우 격분했었다. 대남사업을 하는 사람들과 토론을 해보니 북한은 남한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한다는 것이었다. 남한이 아무리 태평해도 북한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기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쟁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불순분자를 잡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서한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 쓴 것이다. 감시가 심해 동생(김덕홍씨를 지칭하면서)에게 남쪽으로 가 남조선지도자에게 전달하라고 시킨 것인데 발표가 안될 것이 발표됐다』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난이 심하다고 하는데 과연 어느 정도인가. 또 외부에서 지원되고 있는 쌀이 김정일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김정일정권의 붕괴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식량문제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마치 식량 얻으러 온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솔직히 식량문제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김정일정권은 무너진다. 이는 어떻게 우리가 투쟁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정일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가.

『(김씨 답변) 북한은 식량을 통해 통제한다. 식량 공급을 안해주면 굶어죽게 돼있다. 평양도 잘 공급이 안된다』

―김정일의 권력승계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김일성의 3년상이 끝났으니 조만간에 권력을 승계할 것이라고 본다. 너무 더운 시기는 피하기 위해서 시기를 약간 늦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면 금년내에 권력승계가 이루어질 것이고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왜 주체사상을 다시 연구하려고 하는가.

『주체사상에 관해서는 내 죄가 크다. 내 사상의 근원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주체사상과는 다른 것이다. 즉, 내 이론이 북한정권에 의해 악용된 것이다. 나는 개인 숭배를 단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내가 주체사상을 다시 연구하고자 하는 것은 이 사상이 세계의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고 남한의 일부 사람들은 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 이를 바로 잡아주고 싶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내 강경파와 온건파가 대립중이라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온건파나 강경파가 있을 수 없다. 마치 군부는 강경파, 나 같은 사람은 온건파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다. 북한은 일인독재 사회로 한사람의 지시에 따라 모든게 움직인다. 파는 물론 그 개념도 없다』

―통일이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 첫째 지금 북한체제를 허물어뜨려 개혁및 개방으로 나가게 해야 한다. 그후 남북 교류는 인정하되 거주는 그대로 해야 한다. 북한의 식량사정을 감안해 약간의 원조를 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밥만먹으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남한이 외국에 수출하는 자본을 북측에 제공한다면 10년 내로 (통일에)바짝 올라설 것이다』

―일본에서 망명하려 했다가 경비가 삼엄해 포기했다는 데 사실인가.

『남한에 망명할 결심은 지난해 7월부터 했다. 망명한다면 일본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에는 조총련이 있어 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극진했다. 그러나 거기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북한의 외교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북한 외교문제의 실권자는 없다. 맨앞에 있다고 실권자는 아니다. 실권자는 오로지 김정일 하나다』

―북한내 개혁과 개방에 대한 논의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가. 개혁 개방론자의 수는 어느 정도인가.

『(김씨 답변)북한은 김정일 개인의 국가다. 모든 정책은 김정일 개인의 결정에 의해 노선과 정책이 결정되는 유일독재체제이다』

―남한 기업의 합작투자나 남북경협에 대한 북한의 시각은.

『(김씨 답변) 사탕 한 알이라도 남쪽으로부터 직접 들여오지 않고 국제적십자를 통해 들여 오려고 한다. 남쪽을 적으로 규정하고 몰살시키고 불바다로 만들자는 사람인데 남쪽 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

―남한에서 통일문제와 관련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별로 없다』

―북한에 가족을 많이 두고 와 가족생각이 날텐데 외로움을 어떻게 달래는가.

『개인의 생명보다 가족의 생명이 중요하지만 민족의 생명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을 귀순자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망명자로 생각하는가.

『귀순자로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민족의 차원에서 건너온 것이다. 귀순이든 망명이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있다』

―북한이 체제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남침을 강행할 것인가.

『공식적으로 선포된 것은 없지만 전쟁이 일어났을 때 일본은 화학무기로 공격하고 미국의 순양함 등에는 자살특공대를 투입해 공격하면 미국의 전쟁개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전면전이 일어나면 미국의 개입으로 북한이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한반도 통일론에 대해 명확히 말해달라.

『통일비용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북한이 개혁·개방만 하면 10년정도면 남한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이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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