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말꼬리잡기’ 등 후보간 신경전 가열/“지역차별 청산·통합의 정치 실현” 주장10일 광주 구동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광주·전남지역 합동연설회는 과열양상에 대한 당안팎의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대규모 박수부대동원과 연호 등 세과시경쟁도 애써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후보간 신경전은 금품살포설과 줄세우기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한층 열기를 뿜었다.
○…후보간 합종연횡설이 고개를 들면서 연설도중 특정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치켜세우는 등 향후 연대를 위한 정지작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한동 후보는 이수성 후보가 자신에게 「각별한 신뢰」를 표시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이날 연설도중 『충무공에 대한 존경심은 이수성 후보와 전적으로 같다』고 화답했다. 이회창 후보는 호남지역의 경제상황과 개발필요성을 거론하며 『존경하는 최병렬 후보가 지적한 점에 적극 공감한다』고 최후보에게 「우호감」을 표시했다.
○…경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상대후보 말꼬리잡기」 등 후보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7명의 후보는 연설회에 앞서 귀빈실에서 잠시 환담을 나누었으나 언중유골의 설전을 주고받아 연설회시작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박찬종 후보는 일부 후보가 『다른 후보가 연설할 때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제안하자, 『뭐 복잡하게 할 것 있나. 253명(지구당위원장)만 모아놓고 하면 되지』라고 냉소적으로 대꾸했다. 박후보가 귀빈실을 나서자 일부 후보들은 『심상치 않네』라며 묘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각 후보는 여권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현지의 정치적 특성을 감안한 듯 지역대결구도에 대한 각양각색의 처방을 제시했다.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 이수성 후보는 「차별특별법」으로 인종간 지역간 차별을 해소한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며 『「국민통합을 위한 차별철폐촉진법」을 통해 더 이상 낙후지역, 소외지역이란 말이 나올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중 유일하게 호남출신인 김덕룡 후보는 『나에게 대세가 없다고 하는데 구차하게 박정희 독재까지도 찬양해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 대세라면 거부하겠다』고 일부 후보들을 겨냥했다. 이회창 후보는 지역주의청산을 「정치개혁 7대 약속」의 하나로 제시한뒤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순수한 지역주의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순수한 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병렬 후보는 『집권여당의 대의원이면서도 이 지역에선 움츠려야 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이번 경선은 물론 대선도 지역대결이 아닌 정책대결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박찬종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지역할거타파를 내세우고 있는 신한국당안에서 벌써 지역할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각 후보측의 「텃밭의식 성향」을 지적했다. 이한동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3대 공평원칙」을 열거하며 『지역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운 후보를 선출해야 지역할거주의의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후보는 『지역과 파벌을 중심으로 한 분열이 아닌, 정책과 기치를 중심으로 한 통합의 정치를 실현시키겠다』고 주장했다.<광주=장현규 기자>광주=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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