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잘못팔다간 문닫게 될지도…”/적발땐 2년이하 징역·1,000만원이하 벌금/“부모들 심부름 시키지 말아주세요” 호소『심부름이라는데…』
7월부터 시행된 청소년보호법으로 상인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아직 두달간의 계도기간이 있긴 하지만 이미 외국산 담배 1갑과 2홉들이 소주 10병을 고교생에게 판 편의점과 슈퍼마켓 주인 등이 청소년보호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의 소식이 속속 알려지면서 「시범케이스」로 단속에 걸릴까봐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상인들을 이처럼 위축시키는 것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 등 유해물품을 판매하다 적발될 경우 2년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처벌조항 때문. 웬만한 소규모 구멍가게는 한번 실수로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있을 판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은 가맹점포들에 본사 지도요원들을 수시로 보내 이 법의 「무시무시」한 힘을 인식시키는 등 부심하고 있다.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바이더웨이 신촌점은 점포 곳곳에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담배 주류 본드 부탄가스 등을 팔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심부름이라는 핑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심부름의 경우에도 절대 판매하지 않습니다」는 문구도 눈에 띄게 써놓았다. 신분증을 확인한뒤 물건을 파는 곳도 있다.
특히 주택가 구멍가게들은 대부분 아는 얼굴이기 때문에 「부모님 심부름」이라는 말에 난처할 때가 많다. 북아현동 주택가에서 소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1·여)씨는 『부탄가스는 집에서도 많이 쓰는 물품이라 더욱 곤란하다』며 『학생집에 전화를 걸어 물건과 수량을 확인하고 물건을 줄 때도 있지만 공연한 오해를 살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어른들도 이제는 자녀들에게 술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비교육적인 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같은 상황은 만화가게와 비디오가게들도 마찬가지. 최근 검찰과 경찰이 청소년 폭력 등의 원인이 불량 만화·비디오 등에 있다고 판단,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기 때문이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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