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간부 ‘숙청공포’ 충성경쟁만/주민 3계층 구분 철저한 차별대우/식량 반년치 직장·주민 자체조달/당간부집 도청 일거수일투족 감시/포르노영화 만든 배우 등 공개총살/대미관계 주력 중 지원유도 속셈도황장엽씨와 김덕홍씨는 북한은 「현대판 봉건주의체제」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을 거부하는 세력이 없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의 경제는 식량배급이 지방에는 이미 중단될 정도로 일제시대보다 더 악화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정치◁
김정일의 공식승계는 이르면 더위를 넘긴 올해 말정도로 생각되지만 내년으로 넘어갈수도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3주기행사후 당비서에는 곧바로 취임하겠지만, 주석승계여부는 고민하고 있다. 경제관리들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으로 대폭교체할 것이며 지병과 고령으로 활동이 부진한 부총리들을 모두 바꿀 것이다.
당·정·군은 오직 김정일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 고위간부들은 도청과 숙청 공포로 파벌형성은 커녕 김정일에게 충성경쟁을 할 뿐이다. 군사위원회는 유명무실하고 군사실권은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북한은 쇄국정책하에 전제주의적 통치기반을 강화해왔기 때문에 북한이 1∼2년내에 쉽게 무너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중 삼중의 감시하에 개인숭배교육을 받아온 북한 사람들은 독재자의 명령을 무조건 따를뿐 김정일을 거부하는 세력은 있을 수 없다.
▷경제◁
북한의 현 경제는 일제시대보다 더 악화한 「마비상태」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경제의 파탄은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저하와 중앙계획경제 때문이다. 보다 현실적인 요인은 67년이래의 군수공업의 과투자, 김부자에 대한 대기념비 창조물 건설, 소련·동구권 붕괴로 인한 원조중단 등이다.
북한은 80년대부터 양귀비를 「백도라지」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재배를 권장하고, 군·보위부·안전부 등에서 관리한다. 아편정제는 청진 나남제약공장에서 하고 질이 아주 낮다.
평양지역은 지난해에 1일 300g정도의 식량을 배급했으나 지방은 배급을 중단한지 오래다. 중앙당은 지난해 12월 『3개월은 국가에서, 3개월은 수입양곡, 3개월은 직장자체 해결, 3개월은 자체 조달하라』고 방침을 수립했다.
김정일은 『개혁·개방하면 사회주의가 망한다』고 매일 말하고 있다. 김용순 김기남 김국태 한성룡 등 당비서들은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
북한은 김정일을 정점으로한 수직적 관계만이 존재하는 봉건사회다. 주민들은 유치원시절부터의 교육으로 『김정일을 옹호·보위하고 총폭탄이 되는 것』을 삶의 근본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주민뿐아니라 당간부·안전원마저 식량구입에만 매달리고 있다. 최근 핵심계층과 대학생사이에 「개방·개혁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김정일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을 출신 및 사회성분으로 「기본·복잡·적대계층」으로 구분, 철저한 차별대우를 하고 있으며, 보위부와 안전부로 완벽히 감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개처형이 전국에서 집행되고 있다. 95년에 외화벌이 명목으로 포르노영화를 만든 영화부문 간부와 배우 등 7명이 평양 형제산 구역에서 30만명이 모인가운데 공개총살됐다. 80년대후반부터는 각종 범죄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김국태 김기남 등 김정일의 핵심측근들은 일반아파트 2채를 합한 호화주택에서 살고 있으며, 정치국 후보위원과 부총리급이상은 벤츠280을, 정치국위원은 벤츠380을 타고 다닌다. 당간부들에 대한 감시는 일반주민보다 더 심해 집에까지 도청장치를 해놓고 있다. 간부비리는 하부당으로 내려갈수록 심하며, 특히 무역·외화벌이 및 주택·직장배치부서에서 극심하다.
▷대외관계◁
소련·동구권 붕괴이후 북한 대외정책의 핵심은 「체제고수」라는 기본목표하에 내부를 공고히 하면서 대국(주변 4국)들과의 마찰을 가급적 피하고 이들을 이용해 나가는 전략이다.
외교정책 주도인물은 김영남 강석주 등인데 대미 핵협상이후 강석주가 김영남을 제치고 김정일에게 직접보고하는 등 신임을 받고 있다.
북한 지도층은 일본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 경제난을 타개하려고 했는데 북일관계에 진전이 없자 미국과의 관계가 먼저 개선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에 주력하는 것은 중국의 간섭을 견제하면서 대미관계 개선을 통해 일본을 따라오게 하고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려는 책략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는 계속유지하되 미국과의 접근을 원치않는 중국을 자극하여 보다 많은 지원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무력통일에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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