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5∼6분내 서울 잿가루로”/국군복 입혀 북침위장 도발/미군증파전 부산 점령계획황장엽(74)씨는 10일 「황장엽 리스트」와 관련, 『리스트가 있다고 얘기한 적은 없지만 대남사업과 관련해 주워들은 얘기가 많아 아는 한도내에서 이를 (남한)당국자에게 얘기했다』며 「황장엽 파일」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국가안전기획부는 이와관련, 『황씨가 리스트같은 것을 별도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득문한 대남공작 관련사항과 평양 및 해외체류시 접촉했던 국내외 인물들에 대해 진술한바 있다』면서 『황씨의 진술내용과 각종 정보자료를 토대로 대공수사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추적중에 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관련자들의 대공혐의가 밝혀질 경우 소정의 법적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비서는 이날 관계당국 조사과정에서의 진술과 안기부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정일이 지난 92년 남침 시나리오를 작성했으며 이를 본 군지휘관들이 당장 실천에 옮기자고 했으나 김일성이 인민생활부터 해결한 다음에 해야 한다면서 유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이어 『한반도에서 한번은 결국 전쟁이 벌어질 것이고 전쟁은 기본적으로 전면전이 될 것』이라면서 『남한 정세가 복잡하고 혼란하며 (남한의)동맹국이 다른 곳에 역량을 분산시킬 때 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지금은 대선문제로 (혼란이 일어날 경우) 상당히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황씨는 『북한은 특수부대원들에게 한국군 군복을 입혀 한국군이 북측지역에 침투한 것으로 위장한 후 한국군이 먼저 도발했다고 주장, 서울에 5∼6분동안 포를 쏘아 잿가루로 만든 다음 미군이 증원되기 전에 부산까지 밀고 내려가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하고 『미국이 개입하려 할 경우에는 도쿄 등 몇개 일본도시를 미사일로 타격해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함으로써 개입을 저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북한의 핵무기보유가능성에 대해 『핵무기 관련시설을 직접 본적은 없으나 핵무기가 있다는 것은 북한에서 상식화돼 있는 문제』라면서 『증명은 못하지만 핵무기가 있다고 보고 대책을 세우는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대해 『김일성의 3년상이 끝났기 때문에 조만간 권력을 승계할 것으로 본다』면서 『당총비서는 여름이 지나면 승계할 것이 확실하고 주석직 승계는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황씨는 김덕홍씨와 지난 2월12일 상오 10시 베이징(북경)의 한국대사관영사부에 망명을 신청, 이곳에 34일간 머물다 필리핀을 거쳐 지난 4월20일 서울공항을 통해 서울로 왔다.
황씨는 그동안 안기부 청사내의 안가에 머물러 왔으며 친지 및 동문들과 대화를 갖고 국내산업시설 등을 시찰했다.<이병규 기자>이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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