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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장들의 강변/이은호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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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장들의 강변/이은호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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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침 서울 중구 정동 문화체육관에 1,000여명의 보습학원장들이 모였다. 보습학원 승합차들이 부근 도로를 가득 메워 극심한 정체까지 유발한 이날 집회에서 학원장들이 주장한 것은 사설학원 말살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원설립운영에 관한조례 시행규칙을 바꿔 학원의 불법운영에 대한 벌점을 강화키로 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학원들이 벌점강화에 이같이 강하게 반대한 것은 상당히 뜻밖이다. 불과 한달전 종로학원 등 유명입시학원장 7명은 탈세 등 혐의로, 세명보습학원 등 보습학원장 4명은 과목당 30만∼150만원의 초고액과외를 벌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망국적인 사교육의 고삐를 잡고 학원의 불법운영을 막기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온나라가 들끓었다. 그래서 교육당국과 시민·사회단체가 각종 대책을 내놓았고 시교육청도 벌점강화안을 마련, 학원단체 등 관련 당사자들에게 질의를 한 것인데 이에대한 학원장들의 대답이 바로 이날 집회였다.

『자정결의를 해도 부족한 판에 불법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에 반대하다니 집회 참석자들에게 돌팔매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것이 집회장 부근에서 체증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른 대부분의 시민들의 심경이었다.

보습학원장들은 『한 두차례 법을 어겼다고 휴·폐원 당한다면 살아남을 곳이 하나도 없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법을 어기기를 밥먹듯이 하고도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었던 지금까지의 풍토가 오히려 비정상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땀흘리며 이 나라 사회교육발전에 애쓰는 50만 학원장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이날의 성토는 교육당국이 아니라 집회에 참여했던 학원장들에게 돌려져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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