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측 반대파 피의 숙청… 미 군함 3척 급파【프놈펜 외신=종합】 수도 프놈펜을 장악한 훈 센 제2총리측이 9일 라나리드 제1총리파에 대한 피의 숙청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날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 일가족과 측근 10여명이 전세기 및 싱가포르행 C 130군용기를 타고 캄보디아를 탈출했다.
또 현재 지방에서 산발적 전투를 벌이고 있는 훈 센 제2총리측과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측은 프놈펜에서 남서쪽으로 230㎞떨어진 시아누크빌항에 병력을 집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유엔 구호기관 소식통들이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는 훈 센측이 정치인과 진보적인 지식인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협박과 불법체포를 자행하고 제2도시 바탐방에서는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측 인사 35명이 행방불명됐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이같은 숙청작업이 70년대 크메르 루주에 의해 저질러진 킬링필드(대학살)같은 상황을 야기시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훈 센측 병사들은 이와함께 7일 체포된 라나리드 총리의 최측근 고위보좌관인 호 속 전 내무담당 정무장관에 이어 차오 삼바트 정보부장을 각각 살해했으며, 니엑 분 차이 군참모차장과 세레이 코살 보안부장 등 라나리드의 측근들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엔과 미국 등은 이날 훈 센측의 무력을 통한 정권장악을 비난했으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을 비롯한 각국의 자국민 철수작업이 본격화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훈 센 총리의 무력사용은 어렵게 이룬 캄보디아의 평화를 파괴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자국민 대피 지원 명목으로 군함 3척과 해병 2,000여명을 캄보디아 인근 동중국해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고 유엔 캄보디아특사 토마스 햄마버그는 훈 센의 권력장악을 『폭력적인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도 이날 군수송기를 2∼6차례 띄워 자국민들을 철수시켰고, 베트남도 곧 철수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놈펜 거주 한국인들의 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백순례(60)씨가 이날 태국 공군수송기를 타고 방콕으로 탈출했으며, 프놈펜 거주 한인 9명과 교전지역인 앙코르와트 사원을 관광중이던 한국인 13명도 이날 각각 자동차와 헬기 등을 이용해 교전지역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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