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측선 “적절” 이회창측선 “의외”김영삼 대통령은 9일 강인섭 정무수석을 전격 경질함으로써 신한국당 경선과 관련한 자신의 「엄정중립」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했다. 김대통령은 강수석이 이수성 후보를 깎아 내리는듯한 발언을 한 지 이틀만에, 이후보측이 경질을 주장한 지 하루만에 그를 퇴진시켜 중립성 시비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김용태 청와대비서실장은 『각 후보진영의 신경이 곤두서 경선 분위기가 매우 고조돼 있는데 강수석이 공연히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며 『정무수석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분명한 중립의지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생각,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김대통령이 서청원 의원 파문 이후 자신이 이회창 후보에게 호의적이라는 여론이 일자 이를 불식하기 위해 이수성 후보측의 경질 요구를 즉각 수용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임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강수석을 인사조치한 것은 김대통령의 「중립」에 대한 지나친 의지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대통령이 강수석의 정무보좌 기능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었다. 김대통령이 김광일 전 비서실장을 정치특보에 임명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4시30분께 김비서실장을 인터폰으로 불러 강수석 경질사실을 알렸으며 강수석은 윤여준 대변인을 통해 이를 통보받은 뒤 바로 청와대를 떠났다.
김실장은 『민주계를 중심으로 후임 인선작업을 하고 있으나 대통령도 여유를 가지고 인사를 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동연설회 등 긴박한 정무업무 등으로 미루어 이른 시일내에 후임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한국당 경선 후보들은 강수석의 경질이 경선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강수석 교체를 주장해 온 이수성 후보측은 『대통령의 엄정한 경선중립 의지를 보여 준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이후보측은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비서진은 물론이고 당정의 인사들이 대통령의 뜻을 왜곡, 불공정 시비를 야기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보측은 정무수석 교체가 최근의 「김심」논란에 따른 상대적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대체로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한 사안으로 논평할 대상이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박찬종 후보는 『공정경선을 위해서는 금품수수설에 대한 조사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측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인사로 알려져 온 강수석이 전격 경질된 데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손태규·김광덕 기자>손태규·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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