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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유감/채윤희 올댓 시네마 대표(1000자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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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유감/채윤희 올댓 시네마 대표(1000자 춘추)

입력
199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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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 중에 일반인을 참여시키는 프로가 부쩍 많아졌다. 특히 오전시간대 프로에는 주부들의 참여율이 아주 높다. 편지나 전화로 일상생활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참으로 구수하게 풀어놓는다. 고생스러웠던 신혼 초 이야기, 시댁식구들과의 갈등을 지혜롭게 극복한 얘기, 남편자랑 내지는 흠, 이웃 간의 미담 등 삶에 얽힌 애환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듣는 순간 콧등이 시큰해지기도 하고 배꼽이 빠지게 웃기도 한다. 요즘에는 너도나도 탤런트가 된 것같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부른다.그런데 그 아름답고 찡한 이야기들을 듣다가 가끔 불쾌해지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부부가 함께 출연하거나 방송국에서 연결해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눌 때 듣기 민망할 정도로 반말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반감이 생긴다.

집안에서 식구들끼리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듣는 프로라는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부부 간에 깍듯이 예의를 갖춘 존대말을 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무리 부부 간이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교육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대로 본받고 자란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아이들이 반말을 해도 별로 나무라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주 꼬마인 경우에는 남의 어른께 반말을 해도 야단치기보다는 귀엽다고 야단이다. 옆의 사람이 나무라면 그제서야 『예쁜 말로 해야지』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요새는 직장에서도 윗사람에게 반말투로 이야기 하는 젊은이도 많다. 회의 중이나 업무보고를 할 때도 여전하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직장생활의 기본은 예의바름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현대생활에 대충 살면 되지, 이런 것까지 꼬투리 잡는 나의 생각이 너무 고리타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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