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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하늘을 보자/민영기 경희대 교수·천문학(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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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하늘을 보자/민영기 경희대 교수·천문학(아침을 열며)

입력
199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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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다시 사람들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1969년 아폴로우주선이 사람을 착륙시킨 후 거의 30년만에 우주는 일에 쫓기고 짜증스런 뉴스속에 살아가는 우리 보통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뉴스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며칠전 미국의 화성탐사선이 화성에 연착륙하여 본격적인 탐사에 나선 것이다.비록 남의 집 잔치에 덩달아 춤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1억9,000㎞라는 엄청난 거리에 있는 화성 표면에 정확히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그 곳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 보내오는 기술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사진에 보이는 화성표면의 사막과 같은 황량한 모습을 보며 우주의 신비에 젖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구라는 보금자리 속에서 우주를 잊고 살아가지만 한편에서는 우주의 신비를 벗기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늘을 떠도는 우주정거장에는 사람들이 탑승하여 지구 주위를 돌고 있고, 지구를 벗어난 우주선들은 저 먼 우주를 향해 날고 있다. 그러나 우주는 이러한 인간의 노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짜여진 각본대로 일상의 활동을 계속하면서 우리에게 여러가지 볼거리를 제공하고 또 우려하게 만들기도 한다.

3년전에는 슈메이커―레비혜성의 파편들이 목성과 충돌해서 여러개의 불꽃 기둥을 만드는 장관을 연출했고, 지난해에는 햐쿠타케혜성이 그리고 올해 3월말에는 헤일―밥이라는 혜성이 지구에 접근해서 혜성의 머리와 긴 꼬리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화성과 목성 사이를 떠도는 작은 천체인 소행성들은 끊임없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지름이 수백m인 암석의 소행성 1996JA1이 달 과의 거리만큼 가까이까지 접근하면서 비켜갔다. 이 거리는 천문학적으로 조우에 가까운 것이다. 올 3월에도 소행성 1997AC11이 지구를 비켜갔다. 만약 이 혜성들이 지구와 충돌했다면 그 위력은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것보다 컸을 것이다. 6,500만년전 공룡의 멸망도, 1908년 시베리아의 통구스카 지대를 쑥밭으로 만든것도 이러한 천체들의 충돌이 일으킨 사건이었다.

이번에 화성에 착륙한 패스파인더호는 미국이 지난해 12월4일 쏘아 보낸 것으로 장장 7개월의 대장정 끝에 화성의 표면 아레스 밸리스 평원에 연착륙, 화성 탐사에 나섰다. 이는 76년의 바이킹 이후 21년만의 쾌거로 생각되고 있다. 이번 탐사의 주목적은 화성생명체 확인이다. 외계생명체 탐사는 인류생성의 비밀을 푸는 일로서 온 인류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화성은 특히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이 오랫동안 제기되어온 행성이다. 지난해 8월에는 남극에서 발견된 화성에서 날아온 운석에 생명체의 화석이 남아있다 하여 화성생명체가 또 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최근 미확인비행물체(UFO)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로스웰 사건 50주년을 맞아 세계는 다시 UFO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로스웰 사건은 47년 7월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의 사막지대에 UFO가 추락해서 미 공군이 외계인의 시신을 수거해 갔다는 것이다. 이 외계인은 영화로도 소개되었는데 키 1m에 머리와 눈이 크고 아랫배가 불룩나온 인간을 닮은 생명체가 해부를 받는 충격적인 장면이 보여졌다. UFO신봉자들은 이것이 UFO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 공군은 이 사건의 진상을 전혀 다르게 공개해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추락한 비행접시는 구소련 핵실험의 증거를 포착하기 위해 띄운 군용기구였으며 외계인 시신으로 알려진 것은 낙하산 훈련에 사용된 인형이며 해부장면은 누군가의 조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발표를 믿지 않아 10만여명의 UFO 신봉자들이 로스웰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현재 벌이고 있다.

하나같이 신비스런 이 모든 일들이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우주를 감싼 하늘이 우리 눈앞에 넓게 펼쳐져 있다. 하늘에는 신비가 있고,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고 좁아진 마음을 넓혀주는 창이 있고, 인류의 미래를 심은 꿈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매달려서 하늘을 잊고 산다. 특히 올해는 우리 앞에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경제가 그렇고 대선이 그렇고 남북문제가 그렇다. 이제 잠시나마 저 넓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마음을 달래고 우주의 신비에 젖어봄이 어떨런지. 여름밤의 찬란한 별들은 특히 우리를 반기고 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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