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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묘지기행 1∼3(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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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묘지기행 1∼3(하이라이트)

입력
199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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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인물들의 파란많은 삶과 무덤에 얽힌 이야기한명회. 수양대군의 오른 팔로 영의정까지 지내며 한 평생 호의호식하고 떵떵거렸다. 권력욕의 화신으로는 어울리지 않게 서울 한강변에 정자를 짓고 「갈매기와 친하게 지낸다」는 편액(압구정)을 달았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는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이 줄지어 비난했고 마침내 연산군 때인 1504년 연산군 생모 윤씨가 사약을 받은 일에 관계했다는 이유로 무덤을 파서 관을 쪼개고 시신의 목을 베는 부관참시를 당했다. 충남 천안에 있는 그의 묘 신도비 비문이 그라인더로 갈려 글자를 알아볼 수 없게 된 것은 또 하나의 부관참시일까.

이런 무덤에 얽힌 옛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의 묘지기행 1∼3」이 나왔다. 필자는 고제희(39)씨. 호암미술관 소장품 관리팀장을 지내면서 국보급문화재를 두루 취급했고 삼성문화재단에서 무형문화재 지원업무를 맡고 있다. 이 책은 역사속 인물들의 파란많은 삶과 시대상, 그리고 일화를 한 데 엮어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충남 아산에 있는 김옥균(1851∼94년)의 묘는 풍전등화같던 개화기를 상징하는 듯하다. 이 무덤은 당시 아산군수였던 양아들이 일본 외인묘지에서 머리카락과 손발톱을 가져와 부인과 합장한 것. 김옥균은 갑신정변에 실패한 뒤 암살당해 시신은 능지처참됐다. 그러나 평소 그를 존경하던 일본인이 시신 일부를 거둬 도쿄(동경)의 한 절에서 장례를 치러주었다. 또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자살한 여류시인 허난설헌 이야기는 한줌 흙으로 돌아가면 그뿐인 인생무상을 느끼게 한다. 자작나무 발행, 각권 6,500원.<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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