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13일까지… 매회마다 일관객 몰려일본의 대표적 극단이 안중근 의사를 다룬 연극을 무대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단 분가쿠자(문학좌)는 창립 60주년 기념무대로 4일부터(13일까지) 도쿄(동경) 분가쿠자 아트리에에서 안의사가 사형선고를 받고 순국하기까지 만주 뤼순(여순)감옥에서의 수형생활을 다룬 2시간30분짜리 대작 「간카(한화)」를 공연중이다. 연극의 제목은 만주벌판에 날리는 차가운 눈발을 의미하는 것.
연극은 자신들의 국부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를 살해한 「암살자」 안중근을 「별 탈없이」 처형하기 위해 정부고관과 교도소장, 간수장, 의사 등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대일본제국의 위대함과 「조센징(조선인)」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내뱉던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의사의 인간성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안의사의 내면을 가장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었던 통역사는 그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메이지(명치)의 영웅을 죽인 국적」이 어느 새 또다른 영웅으로 이들의 가슴속에 자리잡는 것이다. 마침내 안의사가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한 날 감옥사람들 모두가 무겁게 고개를 떨구면서 막이 내린다.
연출자 니시가와 노부히로(서천신광)는 『안중근은 조국의 독립을 외쳤던 애국자였고 의병투쟁에서 생포한 일본군을 살려서 돌려보낸 인도주의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연극은 매공연 150여 객석이 일본인 관객들로 완전히 메워지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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