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결과 ‘위원장의견 따르겠다’ 16% 불과/위원장과 뿌리·지역정서 다를 경우 ‘따로따로’ 뚜렷『지금 여의도에는 때아닌 줄서기가 한창이다. 신한국당 경선후보들이 지구당위원장들을 자기 편으로 줄세워 세를 과시하려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후보들이 던지는 비판이다. 주로 세가 약하거나 상대적으로 대중지지가 높은 후보들이 「대의원 혁명」을 외치고 있다.
이들 후보들의 주장대로 대의원들이 위원장의 의사와 다른 투표를 할 수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해 7일 보도된 한국일보의 「신한국당 대의원 여론조사」가 시사성있는 답변을 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지지후보의 선택기준으로 지구당위원장의 의견을 꼽은 대의원은 16.2%에 불과했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48.5%), 대선가능성(27.7%) 등에 비하면 현격하게 낮았다. 평소 위원장들이 「최소한 절반, 많으면 90%」라고 호언하는 현실과도 상당히 달랐다.
최근 합동연설회 직후 이루어진 지역별 여론조사에서도 「위원장 따로, 대의원 따로」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강원에서 위원장 수로는 이회창 후보가 우세하나 연설회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그 우위가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았다. 경기에서는 오히려 이인제 후보가 35% 대 11%로 이회창 후보를 누른 결과도 있었고, 강원에서는 13개 지구당중 11개를 확보한 이회창 후보가 대의원표중 30%밖에 못얻은 조사도 있었다.
92년 여당경선에서도 대의원표의 흐름이 위원장들의 성향과 그대로 맞아 떨어지지는 않았다. YS에게 줄을 선 위원장이 90%에 달했지만 경선결과 YS가 얻은 대의원 표는 65%에 그쳤다. 당시 민자당 여론조사기관인 사회개발연구소장 직무대리였던 신한국당 허병기 국장은 『경선 며칠전 YS가 52%로 겨우 3∼4%를 앞서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 대외비 결과를 접하지 못한 이종찬 후보는 바로 다음날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후보가 끝까지 경쟁했으면 「65 대 35」의 표차가 줄어들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당 안팎에서도 대의원의 독자적 흐름이 감지된다. 특히 위원장이 민주계이고 대의원이 민정계출신일 때, 역으로 민정계 위원장에 민주계 대의원일 경우 「위원장 따로, 대의원 따로」의 경향이 있다. 또한 위원장이 지역정서와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 그 지구당 대의원들의 표는 춤을 춘다. 물론 대의원표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덕망있고 장악력있는 위원장도 있다. 하지만 「대의원 표=위원장 의중」이라는 등식관계가 더이상 정치권의 상식으로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그래서 『이번 경선의 최대 변수는 대의원들의 독자적 투표가능성』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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