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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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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지금 37℃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전 국토를 뒤덮고 있다. 북한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에는 지난 5월 중순부터 불볕더위가 오기 시작했으며 이 곳의 고온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따가운 햇볕은 농사에 더없는 축복이 된다. ◆그러나 지금 북한주민은 심한 기아상태에 빠져있다. 대동강평야를 비롯한 많은 농경지들이 홍수때 덮인 토사정리가 안되어 있을뿐 아니라 파종할 씨앗이 없어 봄파종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북한주민들에게는 불볕더위가 저주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행여 이 불볕더위가 큰 먹구름을 몰고와 연 3년의 홍수가 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뿐이다. ◆더위속에도 북한정부는 김일성사망 3주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국가행사를 벌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그리는 추억의 밤」행사가 열렸고 「충성맹세모임」도 열렸다. 김일성의 「위대성」을 또 한번 부풀렸을 소설 「영생」이 발표됐고 「위대한 생의 마무리」 「영원한 태양의 빛」도 발간된 것으로 보도됐다. ◆죽은 김일성만 떠받들고 있는 김정일정권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같은 민족이면서 어떻게 저토록 무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을 갖게 한다. 흔히 외국인들은 잘사는 남한이 왜 북한을 돕지 않느냐는 질문을 한다. 지난주 유럽여행을 하면서 서구인들로부터 이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에 대해 한번도 기아를 말하지 않았으며, 구호를 요청하지도 않았다는 것과 남한의 식량원조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고 있다는 말에 북한이 그럴 수 있느냐며 놀랐다. 북한정권이 지금 할 일은 동족인 남한을 좀더 가까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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