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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보철강 인수뜻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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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보철강 인수뜻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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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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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불참 입장서 “조건 맞다면” 강조/철강업 진출 그룹의지 확고 밝혀현대그룹은 8일 실시된 한보철강 입찰에는 참가하지 않는 대신 「현대의 입장」이란 자료를 냈다. ▲한보철강의 경영정상화에 기여하고자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숙고했고 ▲그러나 현재 제시된 인수조건으로 한보철강의 경영정상화에 현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앞으로 현대는 한국 철강산업 발전에 도움되는 일이라면 열과 성의를 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대그룹의 이 발표는 현재 그룹의 철강업 진출이 어떻게 돼가고 있고 한보철강에 대한 현대의 입장은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한보에는 전혀 뜻이 없고 오로지 고로진출이 목표』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최소 200만톤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고로만이 현대의 중장기 사업목표에 맞는다는 것이다. 현대의 고로진출계획은 그러나 「수급상 절대 불가」라는 정부의 결정으로 1차 좌절됐다. 정부의 결정에는 당초부터 주장한 「수급논리」 이외에 「한보철강」이라는 돌출변수도 작용했다. 한보철강을 조기에 정상화하려는 정부입장에서는 현대와 한보를 연계, 제철업 의지를 갖고있는 현대에게 한보를 넘기고 싶었던 것이다.

현대의 고로의지는 그러나 꺾이지 않았다. 한보철강 인수에 뜻이 없다고 한 것도 한보철강의 생산방식이 현대가 원하는 고로가 아니라 코렉스였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 정권에서 안되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반드시 고로사업진출의 뜻을 이루겠다는 의지까지 보였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문안 구석구석에서 지금까지 현대의 입장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한보철강 정상화에 기여하고자 다각적인 검토가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전혀 뜻이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시된 조건으로는 인수할 수 없다고 밝혀 『조건만 맞다면 인수가능하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그러면서 현대는 「철강산업에 도움되는 일이면 열과 성의를 다한다」는 말로 철강산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결국 『국민경제로 미루어보나 정부의 강력한 뜻으로 보나 한보철강을 인수하겠으나 그룹의 숙원인 고로사업을 인수조건과 연계하고 조건을 완화해달라』는 것이 현대가 제시하는 「한보해결 및 현대의 고로사업 참여 해법」이다. 따라서 전남도를 통해 정부에 제출된 현대의 율촌제철소 계획은 한보철강 인수조건을 완화시키기 위한 채권은행단 압력용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현대는 또 「삼성도 한보철강 인수에 뜻있다」 「형제간 불화로 철강업 진출 어렵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현대의 제철업진출을 방해하려는 특정기업의 음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제철업 진출에 대한 그룹의 결론은 이미 난 상태이며 조건만 맞으면 한보철강 인수를 적극 추진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대의 제철업 참여와 한보문제는 현대의 고로사업 진출을 허용치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던 통상산업부가 「한보철강 인수업체에 대해 고로진출을 허용한다」는 쪽으로 입장변화를 할 수 있느냐가 해결의 관건이다. 게다가 용수 도로 전력기반 구축과 한은특융 등 제일은행측이 제시할 인수업체에 대한 부담경감방안을 정부가 얼마만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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