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김현철씨 재판을 가장 곤혹스럽게 지켜본 곳중의 하나는 감사원 이었다. 이날 재판을 통해 새로 드러난 공소사실중 전세봉 감사위원 관련부분이 두드러지게 불거졌기 때문이다. 현철씨에게 동문모임을 주선한 정도로만 알려졌던 전위원이 이권과 관련된 기업인을 현철씨에게 소개시켜주는 등 광범위한 역할을 했음이 드러났다.재판에서는 현철씨의 경복고 선배인 전위원이 93년초 현철씨에게 동문모임을 주선한 뒤 동문들로 부터 매월 6,000만원을 건네 받아 현철씨에게 전달했음이 확인됐다. 검찰은 95년 4월 전위원이 현철씨에게 전화를 걸어 『(신한투금 송사와 관련되어 있는) 두양그룹 김덕영 회장이 인사를 하고 싶어한다.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했고 김회장이 현철씨에게 3억원을 건네는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93년 초의 일은 전씨가 조달청차장 시절이어서 감사원과 별 다른 관계가 없지만 김회장과의 독대를 주선했던 95년 4월은 94년 12월 취임한 전위원이 현직에 있던 시점이다. 감사원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전위원은 모든 감사결과를 판정하고 관련자의 징계여부를 결정하는 행정부내 차관급 「판사」인 감사위원이다. 감사위원은 직무상 어느 자리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 받고 있다. 4년의 임기를 보장 받는 것도 이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5월17일 김현철씨 구속영장을 청구 하면서 영장 요지에 전위원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동문선배」라고 표기하는 「배려」를 하기도 했다.
감사원 한 관계자는 『감사위원이 「소통령」에게 기업인과의 모임을 알선하고 업자가 돈을 전달하는데 동석했다는 사실이 공직사회에서 어떻게 비쳐질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국민이 전위원의 행동거지를 어떻게 볼른지는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감사원은 공직사회에서 감사원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만을 우려 하고 있다.
감사원이 전위원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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