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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옵션거래 출발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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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옵션거래 출발부터 ‘삐걱’

입력
199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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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참여 소극적 어제 거래대금 2,700만원에 그쳐/상당수 투자기법 몰라 허둥 ‘외국인 전용’될 우려주가지수옵션거래가 출발부터 헛걸음질을 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옵션거래가 시작된 7일 하루동안의 거래대금은 1억2,000만원(프리미엄거래기준)에 불과했으나 둘째날인 8일에는 이보다 더욱 적은 2,700만원에 그쳤다. 거래 초창기인 점을 감안해도 이 수준의 거래대금은 하루 6,000억원 안팎의 주식거래대금과 비교하면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주가지수옵션거래는 주요 주식종목의 주가수준을 나타내는 선물주가지수(KOSPI200)를 장래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사고 파는 첨단 증권파생상품으로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거래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 증권거래소도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세계 25번째로 7일 옵션시장을 개설했으나 증권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눈치보기와 잇속챙기기가 횡행하고 투자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정보도 갖춰지지 않아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거래부진을 당연한 결과로 보고 있다.

우선 1년여동안의 옵션거래 홍보·준비기간과 6개월여의 시험운영에도 불구하고 장을 이끌어야 할 증권사, 투신사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옵션거래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거래 첫날 기관투자자들의 거래비중은 27%수준에 불과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3%와 29%에 달해 기관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같은 양상은 8일에도 이어졌다.

증권사의 한관계자는 『옵션거래에 대한 분석과 준비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르게 뛰어들 수만은 없는 실정』이라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옵션거래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초장부터 잇속부터 챙기고보자는 식의 증권사들의 행태도 옵션거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증권사들이 옵션거래 투자자들에게 받는 거래수수료는 무려 1.5%안팎. 0.5%수준인 일반주식거래 수수료의 3배에 달한다.

일본증시가 79년 옵션거래를 도입하고도 아직까지 이 거래방식을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인 높은 수수료관행을 그대로 답습, 일반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몇몇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증권사와 투신사들은 옵션거래에 필요한 투자기법과 상품을 개발하지 못해 일반투자자들은 물론 상당수 기관투자자들도 투자를 아예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초등학생에게 대입영어문제를 출제한 듯한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증권사 창구에서는 옵션거래에 투자하려는 고객에게 제대로 안내하지 못해 투자자를 잃는 해프닝까지 빚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옵션거래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제한없이(개인은 6%) 투자할 수 있고 투자기법과 노하우에서 크게 앞서 옵션시장이 외국투자자들의 전유물이 될 우려도 높다는 지적도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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