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정책보고서 주장재정경제원이 최근 대기업 부도에 따른 협력업체 등의 연쇄부도 방지를 위해 어음제도의 폐지 또는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최근 어음할인현황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어음할인은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게는 매우 유효한 운전자금 조달수단』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금융연구원도 지난해 재경원의 요청에 따른 연구에서 같은 결론을 내렸었다. KDI는 『어음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음의 경제적 기능을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다』며 『어음제도가 폐지될 경우 기업간 거래를 왜곡시켜 실물거래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DI의 분석결과, 지난해말 현재 전산업의 어음발행규모(잔액기준)는 84조6,600억원으로 전년(71조380억원)에 비해 19% 증가했으며 금융기관의 진성어음(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 할인총잔액도 52조7,46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6% 늘어났다. 어음할인을 주업무로 하는 할부금융회사와 팩토링회사가 신설되면서 어음의 현금화율도 95년 54.7%에서 96년 62.3%로 증가했다.
KDI는 다만 올들어 한보 삼미 등 대기업의 부도로 제2금융권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과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어음 할인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문란한 상거래 질서 및 중소기업 할인금리의 규제 등으로 신용대출이 어려운데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특히 물품구매자가 부도를 낼 때 판매대금을 보상해 주는 「외상매출채권 보험제도」를 도입하고, 진성어음을 담보로 하는 표지어음에 대해 증권사의 매매·중개 및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의 취급 등을 허용하여 어음할인재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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