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묵비권행사’ 수차 고지 눈길김현철씨 첫 공판이 열린 7일 상오 서울 서초동 서울지법 주변은 취재진이 대거 몰리고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폈으나 수사당시 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진 분위기가 역력했다. 법원은 이날 현철씨가 공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정촬영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철씨는 『동문기업인들이 돈을 준 것은 다른 기업의 때묻은 돈에 눈을 돌리지 말라고 준 것』이라며 청탁이 없었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그는 또 최승진(전 우성그룹 부회장) 선배님은 큰 기업을 갖고 있어 6,000만원중 4,000만원을 부담해도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이성호와는 편한 사이여서 그의 도움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철씨는 그러나 『일일이 옥석을 가려 사람을 사귀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지금에 와서 든다』고 일단의 심경을 피력했다.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은 『안기부 직원 회식 비용이 1억원』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김씨는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에게서 서초케이블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1억5,000만원을 받아 1억원은 안기부 직원 회식비로, 5,000만원은 나의 휴가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방청객들은 『김씨의 주장대로라면 안기부 직원들의 회식과 휴가비 등이 엄청나지 않느냐』며 『자신이 속했던 조직을 욕되게 한다』고 수군댔다.
○…김기섭씨와 (주)심우 대표 박태중씨 등 현철씨 측근들은 재판에서 철저히 현철씨를 「보호」했다. 이들은 이권사업과 관련한 자신들의 금품수수 과정에서 현철씨 개입여부를 부인했다. 김씨는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은 현철씨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내게 청탁을 했기 때문에 현철씨는 청탁내용을 모른다』고 진술,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다.
○…현철씨의 변호인 여상규 변호사는 개정전에 기자들을 만나 『현철씨에게 「모든 진실을 먼저 밝혀라. 그 이후에 처벌받을 게 있으면 처벌받고 억울한 게 있으면 변소해라」고 말했더니 현철씨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공판 초기에 재판부는 현철씨와 김기섭씨에게 『공판 전체를 통해 피고인들은 진술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피고인의 권리를 수차례 고지해줘 눈길을 끌었다.<윤순환·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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