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산발행 300억원규모 사모전환사채 전량 인수/현대 기아주식 매집이어 ‘삼성 견제’ 포석인듯현대그룹이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아자동차 주식을 대량매집한 데 이어 대우그룹도 기아그룹 주력계열사인 (주)기산의 사모전환사채(CB)를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그룹은 (주)기산이 4일 발행한 300억원규모의 사모CB를 전량 인수했다. 이 사모CB는 기산 직원들이 6월초 회사의 자금난 완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 인수키로 했던 것이다.
대우그룹이 인수한 기산의 사모CB는 1년후에는 주식으로 전환되며, 이에 따라 현재 0%인 대우의 기산 지분은 사모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약 17.74%에 달해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이와관련, 『최근 기아그룹이 자금난에 처해있는 데다 삼성의 기업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기산의 사모CB를 매입하게 됐다』고 밝혀 삼성측의 M&A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임을 시사했다.
재계에서도 자동차산업 구조조정보고서 파문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달 18일 삼성측이 삼성생명을 통해 갖고 있던 기산 주식 29만주를 투매, 주가를 폭락시킨 데다 기아에 대한 삼성의 M&A 시도설이 그치지 않아 자동차업계에서 삼성과 경쟁관계인 대우가 「기아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달 17일부터 8일간 기아그룹의 지주회사인 기아자동차 주식 57만주(전체지분의 약 0.76%)를 매집, 현대와 대우가 공동으로 삼성측에 대응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측도 당시 『기아자동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삼성측을 견제하기 위해 기아자동차주식을 사들였다』고 밝혔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측이 기아를 M&A할 경우 자동차업계에 미칠 파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현대와 대우가 본격적으로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 대우와 기아는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어 이들 3사가 삼성측과 정면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기아그룹 계열의 중견건설업체인 기산은 미국의 포드에 이어 9.9%(우리사주조합 지분 포함)의 기아자동차지분을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2번째 대주주로 최근 건설경기침체, 사업확장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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