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수성 후보 눈길도 안마주쳐 ‘냉랭’/모든 후보에 박수 공정한 대의원들과 대조7일 하오 춘천문예회관에서 3시간여동안 열린 신한국당 대선후보경선 강원지역 합동연설회는 시종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괴문서파문, 정발협의 특정후보 지지움직임 등 최근의 당내 상황들을 둘러싸고 가시돋친 설전을 주고받아 한때 긴장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연설회장은 두번째로 등단한 이한동 후보가 최근의 경선쟁점들을 직접 거론하며 일부 후보를 공격하면서 처음으로 술렁거렸다. 이후보는 『괴문서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위원장들이 줄서기에 나서고 있어 대의원들의 맘이 울적할 테지만 이에 현혹되지 말고 당헌이 부여한 권리를 행사해 달라』고 당부해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등단한 이회창 후보도 『신한국당에는 하나의 계파밖에 없는데 민주계를 찾고 민정계를 찾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민주계에 「직사포」를 쏘아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제와서 계파를 찾는 도량 좁은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다섯번째로 나온 김덕룡 후보는 『강원 충청 영남 호남 할 것없이 모든 지역이 국정의 주인이 되는 지역화합시대를 열자』고 강조해 정발협의 「지역주의적 경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후보에 이어 연설한 이인제 후보는 정발협을 직접 겨냥, 『우리 당내에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조장해 권력을 잡겠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당이 민심을 외면하면 국민으로부터 심판받고 하늘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박찬종 후보도 『정발협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며칠도 안돼 뒤집고 있다』며 『DJ선생을 대통령시켜주기로 작심하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있느냐』고 통탄했다. 박후보는 특히 이날 『김영삼 대통령의 신경제정책은 실패했다』 『김대통령은 최근의 당내 상황에 대해 결단해 줘야한다』며 유독 김대통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비해 네번째로 등단한 이수성 후보는 이에 일체 대응하지 않고 선친의 월북설, 친일파설 등 괴문서에 대한 해명으로 연설을 일관했다. 이후보는 선친의 월북설과 관련, 『선친이 납북돼 평양근처에서 병사했음은 이 자리에 앉아있는 민관식 선관위원장이 누구보다 잘 안다』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오히려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괴문서작성에 관련됐다는 의원은 격이 있는 분이어서 괴문서가 신한국당 의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친은 창씨개명도 하지 않았고 학병권유연설을 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앞서 가장 먼저 대의원앞에 선 최병렬 후보는 당내 현안은 언급하지 않고 『국정경험과 소신, 추진력을 갖춘 대통령이 나와야 우리나라가 제대로 될 수 있다』며 자신의 화려한 관계·정계 경력을 부각시켰다.
○…이날 대의원들은 거의 모든 후보들에게 골고루 박수를 보내는가하면 지역공약이 나올 때마다 후보를 가리지 않고 『옳소』라고 호응하는 등 「공정한」반응을 보였다.
단하의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와 달리 단상의 후보들은 첨예화한 경선구도를 반영하듯 연설회내내 서로 대화도 주고받지 않는 등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특히 괴문서파문 등을 놓고 최근 격한 「감정대립」을 벌이고 있는 이회창, 이수성 후보는 이날 공교롭게도 3·4번의 연설순서를 추첨, 바로 옆자리에 앉아 시선을 모았다. 이들은 내내 눈길도 마주치지 않으며 냉랭한 모습을 보이다 연설회가 끝날무렵에 잠깐 귀엣말을 나눠 시선을 끌었다.
연설회 시작에 앞서 이날도 각 후보들은 연설회장 입구에서 대부분 부부동반으로 입장객들을 상대로 악수공세를 펼쳤다. 박찬종 후보는 서울지구당을 순회한 부인대신에 며느리를 동반, 눈길을 끌었다.<춘천=신효섭 기자>춘천=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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