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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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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사태가 차츰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제나라 국민 2백만명을 학살한 「킬링필드」의 주역 폴포트가 몰락하면서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캄보디아내전을 설명하자면 얘기가 길다. 프랑스로부터 완전독립한 것은 실로 식민통치 1백년 만인 54년 제네바 인도차이나협정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거듭된 실정과 공산세력의 침투로 불안하던 시아누크 정권은 70년 론놀의 친미 우익군부에 의해 축출됐다. ◆75년 베트남 종전 직전 론놀을 몰아내고 실권을 장악한 폴포트의 크메르루주군은 「국가정화」를 명분으로 우익 지식인과 「회색분자」에 대한 광란의 대숙청운동을 벌였다. 고문과 기아로 전국이 해골의 나라로 변했다. 78년 국제적 규탄을 등에 업고 베트남이 침공했다. 폴포트는 태국접경으로 쫓겨가고 프놈펜에는 훈 센의 사회주의정권이 들어섰다. ◆그러나 시아누크가 유엔의 승인을 얻어내자 세력은 3분되고 그로부터 93년 총선이 치러지기까지 10여년간 내전이 계속됐다. 총선후에도 시아누크의 아들 라나리드가 제1총리, 훈 센이 제2총리를 맡고 주요각료는 양파에서 1명씩 2명의 장관이 집무하는 사상 유례 없는 동거정부가 된데다 폴포트 반군의 준동으로 정정은 늘 불안했다. ◆그 폴포트가 힘을 잃었고, 늙고 병든 시아누크는 베이징(북경)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으며, 라나리드는 파리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프놈펜은 훈 센군이 거의 장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달 중으로 예정된 동남아국가연합(ASEAN) 가입과 함께 캄보디아에도 마침내 평화가 찾아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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