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재우기」 신문관행 제동피의자가 철야조사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상태에서 한 자백은 증거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형선 대법관)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조흥은행 지점장 문학서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수사검사가 30여시간 잠을 재우지 않은 채 교대신문하면서 회유해 문씨가 자백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임의적 진술로 보기 어려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금품제공자의 검찰조사내용과 원심 진술, 압수장부 등 검찰의 다른 증거 등은 인정,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은 수사기관이 다른 증거를 근거로 피의자의 자백을 끌어내기 위해 「잠 안재우기」 등 가혹행위를 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문씨는 조흥은행 부산 연산동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91, 92년 (주)신진금속 대표 공진기씨에게서 『은행지급보증 방식의 수입신용장을 빨리 개설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백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현상엽 기자>현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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