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나리드훈센 갈등 폭발「킬링 필드」 캄보디아에 또다시 내전의 암운이 치솟고 있다.
정치적 앙숙관계인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와 훈 센 제2총리의 세력이 5, 6일 이틀을 연이어 수도 프놈펜에서 탱크까지 동원된 대규모 교전을 벌임으로써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을 수반으로 한 연정의 와해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캄보디아문제 전문가들은 훈 센 제2총리측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교전이 라나리드 제1총리의 외유를 틈타 국정 전권을 장악하려는 사실상의 쿠데타로 보고 있다. 그러나 훈 센은 5일 첫 공격이 있은 직후 라디오와 TV연설을 통해 라나리드측이 크메르 루주 반군 세력을 규합, 수도 프놈펜으로 진군할 계략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 공격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라나리드는 이제부터 자신만이 유일한 정통성을 지닌 지도자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캄보디아 세력은 훈 센과 그의 범죄조직이 자행하는 쿠데타 기도를 분쇄하라』고 촉구했다.
93년 국제사회의 감시하에 치러진 선거를 통해 불안한 연정을 구성해온 라나리드와 훈 센 두 총리는 각각 민족연합전선(FUNCINPEC)과 캄보디아 인민당(CCP)세력을 등에 업고 정치적 이니셔티브를 장악하기위해 각축을 벌여 왔다. 특히 이들은 군부와 경찰내 각자의 파벌세력과 별도의 사병 조직을 거느리고 팽팽한 힘의 균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던중 내년 총선을 앞두고 누가 크메르 루주를 품에 안을 것인가를 둘러싸고 양측간의 갈등이 첨예화했다. 비록 크메르 루주의 세력은 크게 약화했지만 이 집단이 세력 균형을 깰 「캐스팅 보트」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상대적 우위를 누리고 있는 세력은 라나리드측이다. 그는 최근 크메르루주 잔존 세력을 이끄는 키우 삼판의 지지를 얻어 훈 센 측을 당혹스럽게 했다.
결국 이번 충돌은 훈 센 측의 이같은 초조감과 위기 인식에서 비롯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전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악화하는 양측간의 대결로 캄보디아인들은 또한차례의 악몽이 재현될까봐 두려움에 빠져 있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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