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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눈을 맞추고 마음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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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눈을 맞추고 마음을 열고’

입력
1997.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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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회피땐 강요 말아야/공격조 말투 대신 칭찬 필요/건성대답 말고 눈을 보며 얘기강명선(38·주부·양천구 목동)씨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녀만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를 실감하고 있다. 순하기만 하던 딸이 중2가 되더니 힙합바지를 입고 다니며 걸핏하면 학원을 빼먹는 눈치다. 붙잡고 얘기라도 할라치면 『엄마는 내 마음 몰라요』하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를 않는다. 『부모 자녀간의 갈등은 대화로 풀라고 하지만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강씨는 호소한다.

강씨의 고민은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겪는 일. 방학으로 자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갈등이 더 증폭되기도 한다.

자녀교육상담소(소장 정송)에 들어오는 부모와 사춘기 자녀의 갈등을 들어보면 부모쪽이 △옷차림이 마음에 안든다 △귀가가 늦다 △공부를 안한다 △나쁜 친구를 사귄다 등을 걱정하는데 반해 자녀쪽은 △잔소리가 많다 △용돈을 제때 안주거나 적게 준다 △부모들이 자주 다퉈 집안분위기가 나쁘다 등을 호소한다. 정송 소장은 『구속당하기 싫어하고 반항심도 강해지는 것이 사춘기의 특징』이라며 『자기세계를 구축해가는 과정이므로 부모의 조언이나 충고를 잔소리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일러준다. 이때문에 대화할 의사가 없는 자녀와 대화를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부모―자녀 관계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다.

한국가족문제연구소 최규련(수원대 가정관리학과 교수) 소장은 『부모가 「얘기좀 하자」고 붙잡았을때 대부분의 자녀는 그 자리를 회피하려 한다』고 말하고 『이때 부모들은 화를 내서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말고 「그럼 네가 얘기하고 싶을때 알려다오」라고 물러서는 것이 좋다』고 귀띔한다. 최소장은 『막상 자녀가 학교얘기나 친구얘기 등을 꺼냈을때 설겆이를 하거나 집안 일을 하면서 얘기에 건성으로 답하면 아이들은 대화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며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와 눈을 맞추면서 경청하라』고 권한다.

최소장은 또 평소 대화법도 부모쪽에서 먼저 고치라고 제안한다. 공격적이거나 비난조의 말투는 금물. 『오늘 힘들었지』라는 격려나 칭찬으로 대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막연한 칭찬은 도리어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므로 근거있는 칭찬을 해야 한다. 자녀에게 불만을 얘기할 때도 『왜 그렇게 공부안하고 TV만 보니』라고 나무라는 대신 『네가 공부를 안 하고 있으니 내가 불안하다』고 부모의 심정을 얘기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성적이나 옷차림을 부모노릇의 평가기준으로 삼는 강박관념을 털어버리면 자녀와의 갈등은 훨씬 줄어든다.

한국여성민우회 동북지회 「가족과 성상담소」 소장 신경혜씨는 『옷차림이나 용돈 같은 갈등상황에서는 먼저 자녀의 입장을 듣고 부모의 기준을 들려주라』고 권한다. 『배꼽티만은 안된다』거나 『우리 집 형편이 이러니 네가 원하는 운동화를 꼭 사야겠다면 두 달동안 용돈을 줄이거나 다른 데 지출을 줄이면 어떻겠니』라고 말해서 타협을 한다. 신소장은 『대화는 자녀의 자율성을 길러주는 역할도 한다』며 『방학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아이와 상의해 스스로 결정하게 하면 방학을 훨씬 책임감있게 보낼 것』이라고 말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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