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 남편 고발·소송에/검찰·가정법원 엇갈린 판정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간통사건에 대해 가정법원이 이례적으로 「불륜」판정을 내려 위자료 지급을 선고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박희수 부장판사)는 5일 남편 A(32)씨가 아내 B(32)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부부는 이혼하고 아내 B씨는 불륜상대자인 C씨와 연대해서 위자료 2천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92년 초 결혼한 A씨 부부는 직장이 지방과 서울로 달라 「주말부부」였다. 게다가 아내 B씨가 주말에 대학원 강의를 수강하는 바람에 주말조차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 같은해 말 A씨부부는 딸을 낳아 남편 A씨는 주말에 아내 B씨가 사는 집으로 가 행복한 주말을 보냈다.
A씨 부부의 가정에 파탄이 온 것은 지난해 4월. 평소처럼 주말에 아내와 딸을 찾아간 A씨는 낯선 남자 C씨가 셔츠와 양말 등을 벗고 집안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B씨는 『C씨가 대학때부터 아는 사이로 고장난 컴퓨터를 수리해 주기 위해 왔다』고 남편 A씨에게 주장했다. A씨는 『그런 사이라면 숨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다퉜다.
결국 남편 A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아내 B씨와 C씨를 간통죄로 고소했다. 검찰은 간통사건 수사에서 『C씨가 컴퓨터를 수리해주기 위해 잠시 들렀고 차수리를 하던중 기름이 옷에 묻어 잠시 벗었던 것』이라는 B·C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가정법원은 남편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비록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아내 B씨와 C씨의 진술내용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두사람은 불륜관계를 가졌거나 적어도 그러한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와 함께 『아내 B씨와 C씨는 연대해서 2천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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