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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은 연예매니지먼트

입력
1997.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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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가 스타 만드는 탓에 신인때 맺은 대부분 계약이 불평등한데다 내용 모호/해석싸고 분쟁 잦아 상납·폭력 등도 여전하루아침에 돈과 인기가 뜨고 지는 연예산업. 연예산업은 불과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구멍가게」수준이었다. 매니저는 스타에 기생, 또는 공생하는 사람들로 이해돼 그 이미지는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연예매니지먼트업이 대형화, 전문화, 과학화한 지금은 스타 한 명에 전속 매니저 한 명 식의 개념이 아니다. 연예기획사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체적으로 딸린 식구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발굴에서부터 키우고 홍보하는 작업이 기업 스타일로 이뤄진다.

연예매니저들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높아진 위상만큼, 또 대중문화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만큼 연예인과 매니저, 기획사 간의 갈등과 분쟁도 커지고 있다.

기획사와 연예인간 계약이 가장 큰 문제다. 일반적으로 매니저와 연예인간 수입배분비율은 5대 5로 알려져 있지만 신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신인 가수의 경우 최초 배분비가 3대 7이고 연차가 쌓일수록 4대 6, 5대 5로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연예가의 통설이다. 계약서에 지분문제가 규정돼 있지만 기본적으로 불평등한데다 내용이 모호해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것.

이러한 갈등은 분쟁으로 치닫기도 한다. 인기그룹 터보나 R.ef의 경우 기획사와의 불화로 전속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계약종료를 선언, 분쟁이 일기도 했다. 매니저들도 할 말은 있다.

L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신인 한명을 키우는데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들고 10명 키워 봐야 1명도 건지기 힘든데 성공했을 때 본전을 찾아야 하는것 아니냐? 실패한다 해도 가수들이 손실을 보상해주는가?』라고 주장했다.

양측 사이의 불화는 근본적으로 요즘의 스타가 기획사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데 있다. 제작자들은 상품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대중문화 수요가 워낙 엄청나 한 번 성공하면 단기간에 투자비용 회수가 가능하다. 그래서 기획사들은 경쟁적으로 스타만들기에 뛰어든다.

관인표준계약서나 일본의 경우처럼 일정기간 가수월급제 같은 제도, 미국처럼 변호사가 개입한 완벽한 계약제 같은 것이 이뤄져야 이같은 불씨가 어느정도 사라질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과거 연예계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였던 「거래」와 「상납」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캐스팅과 음반소개를 대가로 일부 매니저나 연예인들이 방송국 등의 관련 인사들에게 뇌물성 촌지를 건네거나 향응을 베푸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다.

연예계 폭력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개 태도가 불손하거나 행사출연 거부 등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얼마전 모매니지먼트사 사장이 인기 댄스그룹 K씨를 폭행한 것도 버릇이 없다는 사소한 이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매니저 K씨는 『캐스팅과 스타발굴이 공식적인 오디션 보다는 연출자와 매니저 개인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데다 신인들도 성공하고 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 돈거래와 불평등계약, 폭력 등 문제가 나타난다』며 『치밀한 자질판단과 스타관리를 통한 연예 매니지먼트와 철저한 계약이행제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배성규 기자>

◎스타 얼마나 버나/신인은 의상·생활비도 빠듯/탤런트­출연료는 ‘교통비’ CF가 주수입/신인가수­10만장 초과분만 1장당 인세 100원/대형스타 빼곤 ‘외화내빈’

한번 뜨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는다는 연예계 스타. 그들이 실제 벌어 들이는 돈은 얼마나 될까?

스타들의 수입은 한달에 100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인기 가수·탤런트는 음반계약금과 CF 모델료만 수억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신인은 노래가 히트하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어도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의상비와 기본생활비를 대기에도 빠듯할 정도다.

가수의 주수입원은 음반판매와 각종 행사출연 및 밤무대 활동. 김건모나 신승훈 처럼 100만장 이상 「대박」을 터뜨리는 가수는 앨범 1장 인세가 300∼400원에 달할 정도지만, 신인 가수는 손익분기점인 10만장 이상 판매량에 대해서만 100원 정도의 인세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매니저 L모씨는 『가수 한명을 키워 음반을 내는데 들어가는 기본 비용만 1억원이 넘기 때문에 앨범이 10만장 이상 팔려도 신인이 큰 돈을 만지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대학이나 지방축제 등 각종 행사 출연은 신인 가수의 경우 150만∼200만원이지만 톱가수는 2,000만원을 받는다. 밤무대 출연은 업소당 한달 기준 500만∼2,000만원 수준. 그러나 TV프로그램 출연료는 1회 기준 15만∼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탤런트의 TV출연료는 의상 및 활동비 정도에 불과하고 CF와 행사출연료가 주수입이다. 단발 CF 출연료는 신인은 2,000만원, 인기탤런트는 1억5,000만원 이상 수준이며 톱탤런트의 가전속금은 3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CF 계약금을 부풀려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받는 금액은 절반 수준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팬사인회 등 각종 행사 출연료는 150만∼400만원 정도. 하지만 배용준 같은 신세대 톱스타들은 팬사인회 1회 참가로 2,0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외형적인 수입과 연예인이 직접 손에 쥐는 금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유는 매니저비와 스타 발굴비용, 음반제작·홍보비 등을 제하기 때문. 매니저비는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매니저와 연예인간의 수입지분이 신인은 7대 3, 보통은 5대 5 정도로 알려져 있다. 행사진행비, 활동비 등을 빼고 나면 신인이 실질적으로 받는 돈은 월 100만원을 넘지 못한다는 게 통설이다. 앨범이 50만장 이상 크게 히트하면 자가용과 수천만원의 특별보너스가 지급되기도 하지만 대개 외화내빈에 허덕인다.

반면 대형스타들은 음반계약금만 최고 10억원, CF 계약금도 3억원에 달해 가수 김건모와 탤런트 최진실처럼 빌딩을 소유할 정도로 돈방석에 올라 앉기도 한다.<배성규 기자>

◎스타는 괴로워/‘반짝할 때 본전 뽑자’ 무리한 겹치기 강행군/중압감에 자살충동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대중의 환호와 갈채를 받는 연예계 스타들. 그러나 은막 뒤 그들의 모습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분장과 땀이 뒤엉켜 끈적이는 얼굴과 피곤에 지친 시선,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대기실앞 의자에 기대 선잠을 잔다.

스타들의 하루는 방송출연과 행사참가, 연습, 밤무대 활동 등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꽉 짜인 스케줄의 연속이다. 대개 방송 스케줄이 하오에 시작되므로 보통 아침 늦게 일어나 방송국이나 기획사 사무실로 나간다. 한번 녹화에 들어가면 새벽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촬영이 없으면 각종 행사에 MC, 초대가수로 나가거나 밤무대로 피곤한 발길을 옮겨야 한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도 놀 수는 없다.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노래와 춤, 연기 연습에 몰두해야 한다.

인기스타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은 육체적 혹사. 바쁜 일정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건 다반사고 잠잘 시간조차 없어 차안에서 2∼3시간씩 새우잠을 자며 강행군하는 날도 많다. 한번 뜰 때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매니저와 본인 욕심 때문에 겹치기 출연과 무리한 일정도 마다 않는다. 인기가수 박모(28)씨는 최근 지병이 재발, 수술이 필요한 상태지만 스케줄에 쫓겨 병원에도 못가고 집에서 임시로 치료하고 있을 정도. 개그우먼 김효진(24)씨는 『일주일에 2∼3일씩 밤샘 촬영으로 온 몸이 녹초가 되고 끊임없이 새로운 유행어를 발굴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스타들을 괴롭히는 것은 이같은 육체적 고통보다 인기에 대한 중압감이다. 언제 팬들의 기억에서 지워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다 자신에게 비춰지던 스포트라이트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 갈 때의 비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심할 경우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 개그우먼 K(30)씨는 『가장 괴로운 질문은 「요즘 TV에서 잘 안 보이던데 뭐하고 지내죠」란 것이다. 몇해전 방송출연이 거의 끊겨 슬럼프에 빠졌을 때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져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한 채 집안에 은둔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인기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조기은퇴하거나 마약에 손대고 자살까지 하는 연예인도 없지 않다. 지난해 신세대 그룹으로 인기를 모았던 I그룹은 인기하락과 부적응에 시달리다 연예계를 떠났고, 자살한 가수 서지원도 인기에 대한 중압감을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타의 생명이 6개월∼1년으로 짧아지면서 『빨리 한 몫 챙겨 나가야 한다』는 생각도 팽배하다.

그룹 「소방차」 멤버로 활약하다 매니저로 변신한 김태형씨는 인기는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는 신기루 같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인기에 탐닉하다 보면 인기가 떨어질 때 오는 참담함과 배신감을 참기 힘들다. 인기라는 함정에 빠져들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절하고 끊임없이 연습, 공부하는 것만이 스타로 살아남는 길이다』<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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