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경제공동위 교류부진 씻을 기회/투자·무역 현안 논의 실질적 합의 도출을한국과 러시아가 92년 경제, 무역, 과학, 기술협력을 위해 정부간 공동위원회를 창설키로 합의하고 5년이 지났다. 그러나 위원회개최는 수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연기됐다.
올들어 양측은 이전에 비해 더욱 확고하게 관련 협상을 개시할 움직임을 보였으며, 마침내 8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한·러경제공동위를 열게됐다. 올레그 스수예프 러시아 부총리는 4일 서울에 도착, 서울측과 상호 무역 및 경제관계를 증진키 위한 매우 중요한 체제를 가동한다.
양측 어느쪽도 현재의 협력 속도와 내용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스수예프 부총리는 이번에 협력을 증진시키고 구체화하기 위해 많은 의제를 갖고 왔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초까지 러시아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승인액수로 2억달러를 넘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이미 1억800만달러가 시행됐다. 교역은 점진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말까지 37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수출입구조에 회의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측은 러시아 시장에서 한국산 가전제품의 점유비율을 높이려 하고, 러시아는 주로 한국에 원료를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철강제품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반덤핑관세로 러시아의 대한수출은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한국 전자제품의 대러시아 수출량 역시 현지 세관규정 강화로 올해 안에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협상의 가장 우선적 의제는 대규모 투자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협상을 벌여온 나홋카 한국공단 조성문제가 합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측은 6월 나홋카 공단에 입주하는 한국업체에 대한 부가가치세 추가 감면안과 공단에서 만든 물량의 50%를 러시아 이외 지역으로 수출한다는 내용 등 협상타결을 가로 막아온 주요 쟁점들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모스크바내 한국무역센터의 건설계획은 아마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 한국측은 세금특혜를 요구하겠지만 최근 긴축정책을 시작한 러시아정부가 이 요청을 들어줄 것 같지 않다. 러시아정부는 지금까지 세수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러시아내 천연자원 공동탐사 추진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국은 95년 봄부터 이르쿠츠크 유전탐사 및 현지와 한국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을 추진해왔다. 양측 모두 경제협력에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간의 실질적인 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번 서울회담은 양국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이 계획을 추진할지 여부, 양측의 역할 등을 결정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야쿠츠크 석유개발문제가 회담의제가 될지는 분명치 않다. 1년전부터 양측간 연구가 실효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결론을 맺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한국에 대한 러시아 부채상환문제는 지루하게 시간을 끌고 있지만 그다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러시아는 이미 양국정부가 95년 체결한 협정에 따라 군수물자를 포함해 약속한 분량의 현물을 한국측에 전달, 부채를 상환했다. 이번 서울회담에서 양측은 94년 이전 원금과 이자 일부에 대한 상환시기 등을 논의하고 현물상환이 러시아 채무상환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옵서버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 대표들이 무역구조개선, 차별방지, 불공정관행 개선에 대한 양국의 정책을 서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학 및 연구협력을 증진시키는 문제는 이 분야에 대한 관계강화를 논의하는 수준에서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다. 교통, 항공분야뿐 아니라 어업, 금융분야 협조도 호혜관계증진을 목적으로 현재 논의가 진행중이다.
한·러 관계증진의 중요한 행사가 될 이번 위원회와 관련해 양국 학자들은 풍족한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RIA 노보스티’ 서울지국장 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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