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축구는 누가 보더라도 위기상황이다.가장 단적인 지표가 관중수다. 올 프로축구 경기당 평균관중수는 8,309명으로 지난해의 1만1,395명에 비해 3,000여명이나 줄었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항상 만원을 이뤘던 국가대표팀의 경기까지 관중이 현저히 격감했다는 사실이다. 유고 가나 이집트 등 강팀이 왔는데도 지난달 코리아컵의 경기당 관중수는 2만명에도 못 미쳤다.
특히 지난달 97세계청소년축구대회서 브라질에 3―10으로 참패함으로써 한국축구는 벼랑에 몰린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꿈쩍않던 대한 축구협회가 지난달 25일 인조잔디구장에서는 협회 주관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하는 등 몇가지 개선책을 내놓은 것을 보면 한국축구가 위기에 있음을 실감케 된다. 협회는 이달 중순께 축구인, 언론인, 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구발전을 위한 공청회도 열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채 위기를 벗어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협회의 개선책에 대해서 마냥 기뻐만하는 중·고교 지도자들은 한명도 없다. 어차피 인조잔디구장을 피한다면 맨땅의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게 될 것이 뻔하고 천연잔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 공청회에 기대를 거는 축구인들도 거의 없다. 대회방식, 협회의 행정, 유소년축구, 프로축구의 운영, 지도자 양성 등 이미 문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데 공청회를 연다고 해서 특별한 해결방안이 나오리라고 생각하지 않기때문이다.
월드컵유치에만 주력했던 정몽준 회장은 올들어 자주 『국내문제에도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만 그렇지 산적한 국내문제중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유소년대회방식의 개선, 프로축구의 운영 등 협회차원에서도 가능한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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