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통일·대륙 발전 원동력 계산/중 지도부 “통치능력 잣대” 심혈 예상중국은 이번 홍콩반환으로 과거 서구열강에 의해 국토를 강점당한 치욕의 역사를 청산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중국은 홍콩반환을 계기로 고양된 애국심을 대만과의 통일을 추진하는 민족적 에너지로 승화하겠다는 속셈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당국은 1일 반환식이 끝난뒤에도 베이징(북경) 등 주요도시에서 대규모 축하행사를 계속하는 등 축제열기를 북돋우고 있다. 대륙의 이같은 「흥분」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으나 실제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홍콩반환의 오랜 염원을 실현한데 대해 상당한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게 사실이다. 심지어 일부 중국인들은 「중화」라는 대국의식마저 표출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국민들의 이같은 애국심을 통치기반을 다지는 호재로 이용할 태세다. 중국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홍콩경영」의 성패가 국제무역 및 금융중심지로서 홍콩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00억 달러의 외환을 사용해서라도 홍콩 달러화를 안정시키는 등 홍콩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가리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홍콩이 중국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세계강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은 일국양제가 당초 대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나온만큼 홍콩의 경영이 대만과의 통일을 이루는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대만에 스스로의 군대를 보유할 수 있는 등 홍콩보다 더 발전된 일국양제의 원칙을 제시하며 평화적인 통일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이같은 제안이 실현되는냐 여부는 홍콩경영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홍콩에서 고도의 자치와 항인치항의 원칙이 보장되지 못할 경우 중국의 이같은 통일전략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셋째, 장쩌민(강택민) 국가 주석 등 중국지도부는 홍콩경영이 자신들의 통치능력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되기 때문이다. 홍콩을 안정적으로 통치해나갈 경우 강주석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강화할 것이며 국제관계에서 중국의 위상은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사회주의체제의 자본주의제도 흡수라는 사상초유의 정치적 실험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이다. 한세기 반이나 되는 세월동안 민주체제와 자율이 습관화한 홍콩인들이 일국양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는 속단키 어렵다. 또한 중국당국의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민주세력들은 반중시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홍콩이라는 진주를 다시 찾기는 했으나 이를 다시 가공해 빛을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기술,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홍콩=이장훈 기자>홍콩=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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