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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 드러난 ‘병원시설자금 대출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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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 드러난 ‘병원시설자금 대출비리’

입력
1997.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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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파격 융자조건에 “공짜돈”/복지부 공무원 대상 로비 공공연/중앙부처 공직사회서 아직도/이권·특혜관련 뇌물수수 ‘충격’검찰에 적발된 병원시설자금 대출비리사건은 중앙부처 공직사회에 여전히 이권이나 특혜와 관련한 뇌물수수 관행이 남아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보건복지부 의정국 실무자와 과장, 국장에 이르기까지 병원시설자금 융자업무관련 결재라인 전체가 수사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사정 당국자들은 현정권 들어서는 적어도 이같은 「눈 목자」형의 공공연한 수뢰구조는 사라졌다고 공언해왔다.

94년부터 시작된 병원시설자금 대출은 보건복지부가 농어촌이나 중소도시 등 의료낙후지역의 부족한 병상을 확충하기위해 도입한 것. 94년 82개 병원에 900억원, 95년 72개 병원에 1,100억원, 96년 84개 병원에 1,300억원 등 지난 3년동안 238개병원에 3,300억원이 지원됐으며 올해도 1,350억원이 추가 지원된다.

의료기관이 이 자금에 눈독들이는 이유는 20억원까지 대출되는데다 융자조건이 파격적이기 때문. 대도시 병원에 주로 지원되는 재특의 경우 연리 8.5%에 5년거치 5년상환, 농어촌 및 인구 30만미만의 군과 도·농 통합시지역 의료기관에 지원되는 농특은 연리 5.5%에 5년거치 10년상환 조건으로 거의 「공짜돈」이나 다름없다.

이때문에 전북 익산병원의 경우 시설자금 20억원을 얻어내기위해 로비자금으로 1억1,000만원이나 쓰는 등 각 병원들은 브로커까지 동원, 복지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로비를 벌여왔다. 이와 관련, 복지부의 한 간부는 『실무부서인 의정국 지역의료과는 인사철만되면 지원자가 넘쳐난다』고 털어 놓았다.

복지부는 병원시설자금 대출업무를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자 뒤늦게 신청자 접수 및 심사업무는 시·도에 넘겨주고 복지부는 최종 대상 선정업무만 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무를 어디서 담당하든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기준 마련과 선정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같은 개선지침은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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