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수요 줄자 미EU 등 개방확대 요구/허용 10년만에 연 1만대 판매 점유율 1% 육박우리나라에 외국산 자동차가 들어오기 시작한 지 이달로 10년이다. 87년 7월 2,000㏄이하 승용차의 수입이 허용되고 88년부터는 그 대상이 2,000㏄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외제차 바람이 몰아쳤다.
외제차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87년 당시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는 모두 24만6,724대였다. 이중 외제차는 10대. 독일 벤츠가 처음으로 한국땅에 공식 발을 들여놨고 미국에서 생산된 혼다가 초창기 수입차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후 수입차 판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88년 263대, 89년 1,293대, 90년 2,325대로 증가폭이 연 2배에 달했다.
90년대 들어 수입차 증대에 대한 반감과 자제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수입차의 판매는 다소 주춤하기 시작해 91년부터 3년동안 판매된 차량이 연간 2,000대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불어닥친 세계화와 개방화바람이 수입차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94년에 판매된 수입차는 93년보다 무려 4배나 늘어난 3,865대에 달했다.
수입자동차시장이 급격히 팽창한 것은 95년. 미국의 통상압력이 국내 수입차시장의 급속한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미자동차협상으로 관세율이 8%까지 낮아지고 한국시장을 지속적으로 개방한다는 한미간 양해록이 작성돼 외국 자동차사의 직판도 시작됐다. 한국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판에 나선 외국 자동차사는 BMW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에따라 월 판매대수가 1,000대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95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자동차는 6,921대였고 96년에는 급기야 1만대를 넘어서면서 국내 전체 자동차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선에 육박했다. 개방 10년을 맞은 현재까지 국내시장에 들어온 외제차는 모두 3만5,239대이며 이중 미국차가 1만6,702대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독일차가 1만412대로 뒤를 이었다. 이 기간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포드 크라이슬러 벤츠 BMW 볼보순이다.
올들어 국내 경기위축 등으로 외제차수요가 줄어들자 외국자동차사들의 개방압력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입차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공동마케팅활동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함께 미국과 유럽연합의 자동차관계자들은 13일부터 청와대와 재정경제원 외무 통산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를 잇달아 방문, 수입차 시장점유율 확대를 강력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의 요구로 8월께 한미자동차 협상이 열려 95년 체결한 양해각서의 재조정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입자동차문제는 머지않아 다시 통상현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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