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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12만명 입장 외형적 성공/서울국제패션컬렉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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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12만명 입장 외형적 성공/서울국제패션컬렉션 리뷰

입력
1997.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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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수주 못하고 신상품 소개 그쳐’97서울국제패션컬렉션(SIFAC)이 지난달 29일 일주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한국패션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내걸고 23일 전야제를 필두로 막을 올렸던 SIFAC은 총 59개의 내셔널브랜드 및 디자이너브랜드가 참가하고 12만6,000명의 관람객이 입장한, 외형상으로는 국내 최대의 패션컬렉션이었다.

또 주최측인 서울방송(SBS)이 컬렉션 기간중 계속 패션쇼와 전시장 현황을 녹화중계, 일반인들에게 패션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는 패션 대중화에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 그대로 SIFAC은 운영상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우선 패션계의 트렌드를 제시하고 제품수주상담을 벌이는 컬렉션 고유의 기능에서 SIFAC은 기준치 이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자이너 홍미화씨는 『컬렉션이란 디자이너들이 창의적인 작품세계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패션트렌드를 제시하는 장인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트렌드 제시보다는 단순한 신상품 소개에 그쳐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또 「쏠리드 옴므」 디자이너 우영미씨는 『국제적으로 제품수주철이 지난 상태서 브랜드들의 전시관은 제품구매 상담을 위한 옷을 비치하기 보다는 일반인 대상의 홍보용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패션의 산업화라기 보다는 방송사가 전국민을 상대로 문화행사를 치룬 정도』라고 말했다. 컬렉션 참가업체중 구체적인 제품수주 실적을 올린 곳은 아직 없다.

톱모델 클라우디아 시퍼의 내한선전에 열을 올리고 패션쇼 무대의 배경을 방송 오락쇼 프로그램의 배경처럼 꾸미려다 뒤늦게 업체들의 항의를 받고 철회한 것 등에 대해서 SIFAC조직위가 지나치게 방송의 상업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또 외국디자이너는 겨우 두명 참가, 국제대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했고, 주최측이 초청한 26명의 해외 바이어들은 컬렉션참관 보다는 국내 패션유통시장을 조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후문도 들린다. 첫 행사라는 점에서 운영미숙을 접어준다고 하더라도 무려 30억원의 돈을 들인 행사로는 좀더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제기될만하다.

당초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한 SIFAC조직위측은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내년부터는 세계적인 컬렉션들과 때를 맞춰 SIFAC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패션관계자들은 SIFAC이 정말 미래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꼽히는 패션산업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방송용 쇼에 치중하기보다는 컬렉션의 일반원칙에 좀더 충실한 행사가 되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있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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