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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미더운 나라/이유식 주간한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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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미더운 나라/이유식 주간한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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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 미국 콜로라도 덴버시에서 열렸던 「8국 정상회의」(G―8)과정에서의 해프닝 한토막. 회의기간 내내 미국의 성장전략과 경제부흥을 자랑하던 클린턴 미 대통령이 돌연 참석자들에게 『카우보이 복장으로 웨스턴스타일의 밤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가뜩이나 자존심이 상해있던 독일의 콜 총리,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 이탈리아의 프로디 총리는 난데없는 제의에 담긴 상징성이 예사롭지 않다며 긴급 구수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쉽게 났다. 『미국의 가치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드려는 의도에 들러리 설 수 없다』는 것으로.비슷한 시점의 뉴스 또하나. 미국하원은 한달여동안 청문회 등 법썩을 떤 것과 달리 큰 표차로 중국의 최혜국(MFN)대우 연장안을 통과시켰다. 인권, 불법선거자금지원 등의 문제는 있지만 관세에 차별을 두면 결국 그 부담은 중국인민에게 돌아간다는 그럴싸한 설명과 함께. 그러나 중국에 대한 MFN대우를 철회할 경우 중국상품의 미국시장 가격이 50∼60%이상 폭등, 소비자의 추가부담이 연간 6억달러라는 계산외에 당장 예상되는 중국의 보복조치가 초래할 부메랑효과를 염려한 것이 실질적 배경이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제국주의적 식민지 강점의 상징이었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대중화의 첫발이 미칠 정치 경제 군사적 영향을 따지느라고 모두가 난리치는 요즘 눈에 띄었던 일들이다.

얘기는 좀 다르지만 최근 미국비자 발급문제를 취재한 동료기자의 푸념을 들으며 문득 위의 외신들이 떠올랐다. 발급절차가 많이 개선돼 땡볕에 장사진을 이룬 초라한 행색들은 거의 없어졌지만 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은 여전히 「못미더운 나라」로 취급되더라는 것이다. 경제우등생 그룹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가, 미국과의 교역규모가 6위이면서 대미무역적자가 한해 120억달러에 이르는 나라, 매년 10억달러를 미국관광에 쏟아붓는 민족. 그러면서도 불법이민 요주의국가로 지목돼 비자면제국가 지정에서 번번히 제외되고 미국산 지대공미사일과 자동차 수입을 강요받는 우리다. 왜, 무엇이 부족해서. 진지하게, 그러나 서둘러 국가적 이익을 지키고 자존심을 되찾는 해답을 찾을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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