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작가 공모전·토론 등 무협문화 부흥 이끌어 회원 1만3,000여명「91년 10월 어느날. 어둑 어둑 땅거미가 질 무렵 강호를 떠나 있던 은거고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혼란한 강호를 정리하고 맹주를 추대하였으며 자신들의 비급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들은 바로 사이버(Cyber) 무림을 만든 것이다」(하이텔 무림동 회지에서)
PC통신 하이텔의 무협동호회 무림동―. 회원수 1만3,000여명을 자랑하는 이 사이버 스페이스의 모임은 국내 무협출판계의 르네상스를 이끈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질·선정성 시비와 온갖 편견속에 위축돼 있던 국내 무협소설을 양지로 끌어올린 것도, 2회에 걸친 무협신인작가 공모전을 통해 이재일과 진산이라는 출중한 신세대 작가를 발굴해낸 것도 바로 이들이다. 무림동은 처음 「무협과 관계된 영화와 소설, 만화에 대한 토론을 비롯, 무예 및 단학에 대한 상호정보교환을 통해 바람직한 무협문화를 형성코자」 91년 10월17일 당시 KETEL(하이텔의 전신)을 통해 등장했다. 6년여 세월이 지난 지금, 무림동은 「게시판」(한국·중국 무협, 영화·비디오, 무학, 단학)과 「작가연재」 「창작연재」 「릴레이 무협」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춘 사이버 무림의 절대강자가 됐다.
회원구분은 「대표맹주―맹주―부맹주―무림고수―강호인」 순. 무림동에 첫발을 디디면 「강호인」이 되고, 동호회에 공을 세우면 「무림고수」가 되는 식이다. 이밖에 동호회 활동중 경고나 징계를 받은 회원인 「낭인」과 「무림공적」이 있다. 현재 시솝은 「무림맹주 마도장노」라는 거창한 별호를 지닌 권지영(25·여·프로그래머)씨. 중학교때부터 독파, 지금까지 수백질의 무협소설을 섭렵했다는 그는 『그래도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고 한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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