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무림에서 펼쳐지는 정파와 사파간의 한판 싸움. 여기에 표표히 나타난 마계의 거두 천하무적인. 주인공인 정파의 무림맹주를 향한 의혈형제들의 절대적인 충성, 이에 뒤지지 않는 눈물겨운 세류요 절세미녀들의 복종….무협소설은 일견 단순한 구성과 전형화한 인물유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다 깊숙이 천착해보면 제대로 된 무협소설만큼 복잡하고 난해한 소설체계도 없다. 중국을 무대로 한 각종 문파와, 내공 외공 무기 권법 등 여러 한자용어, 별호로 대별되는 무인들의 서열 등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어휘체계는 상상을 초월한다. 『탄탄한 구성과 그럴듯한 무술전개』가 무협애호가들이 작품에서 가장 꼼꼼히 살펴보는 요소인 만큼, 최근 무협전문출판사 달과별에서 나온 「강호무림 최종분석」(오현리 저)을 중심으로 무협용어를 소개한다.
▷정 사 마 녹림◁
무림의 가장 큰 세력으로 정의를 수호하는 것이 정(또는 백도), 악한 일을 서슴지 않는 세력이 사(또는 흑도). 이에 비해 마는 악행보다는 무림의 제패를 목적으로 하는 종교적 색채의 세력, 녹림은 「정수불범하수(우물물은 강물을 침범하지 않는다)」라는 무림의 불문율을 깨고 유일하게 관과 대치하는 세력이다.
▷별호◁
무림인들이 강호에서 가지는 예명으로 자신의 신분이나 특징을 쉽게 알릴 수 있다. 나이 많은 무림인을 칭하는 노부, 상대를 예우하는 호칭인 대협 등은 잘 알려진 별호이고, 이밖에 무산신니(소속이나 활동무대), 독안룡(신체적 특징), 추혼검(무술의 특징), 소요자(행동이나 분위기) 등 별호는 무궁무진하다.
▷내공과 외공◁
내공은 몸안의 기를 단련해 얻은 기운이고, 외공은 육체를 단련해 얻은 힘이다. 내공에서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선천지기를 단련해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을 운기조식, 60년의 수련기간을 1갑자, 운기중 커다란 심적·육체적 타격을 받아 몸이 상하는 것을 주화입마라고 한다.
▷구파일방◁
한마디로 문파는 사제관계, 방파는 이해관계에 따라 모인 무인들의 집단이다. 문파의 우두머리는 장문인, 중요인물의 보디가드는 호법, 방파의 우두머리는 용두방주. 무림의 9대 문파는 소림 무당 곤륜 아미 화산 공동 청성 종남 점창. 방파의 대표는 거지들이 모인 개방. 이중 무림의 태두격인 소림파는 무림사상 격파된 적이 없다는 나한진, 무당파는 4대 기공법과 태극권, 아미파는 호랑이도 굴복시킨다는 복호장으로 각각 유명하다. 한편 이들 무림(주로 정파)은 공동의 적이 생길 경우 공동체를 구성하기도 하는데, 이를 무림맹, 우두머리를 무림맹주라고 한다.
▷백타와 무기◁
맨손무술을 뜻하는 백타. 무영각(빠른 발차기), 이형환위(분신술의 초보단계), 어기비행(기를 이용해 날아가는 신법) 등이 자주 등장한다. 십팔반병기는 창(모) 철퇴(추) 활(궁) 석궁(노) 총 채찍(편) 막대(강) 양날칼(검) 사슬(연) 지팡이(진) 도끼(부) 큰도끼(월) 꺾창(과) 양날창(극) 방패(패) 봉 쇠막대(봉) 갈쿠리(파)를 말한다.
▷기타◁
권법의 한가지 동작을 초, 몇가지 초가 모여 이뤄진 연속공격을 식, 이 초식을 말로 전하는 것을 구결, 검기가 눈에 보일정도로 강해진 것을 검강이라고 한다. 사람이 구성요소가 돼 펼치는 진법과 나무 돌 등을 이용, 침입자를 막는 진식 등도 자주 오르내리는 무협용어들이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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