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의 베스트를 뽑기란 강호에서 최고 무인을 뽑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무협전문잡지 「엑스칼리버」가 지난 4월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 등 3개 PC통신 무협동호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장하고 싶은 무협소설 베스트」는 「녹정기」(김용), 「영웅문」(〃), 「독보건곤」(용대운), 「소오강호」(김용) 순이었고, 「95년 이후 출간된 무협소설 베스트」는 「독보건곤」, 「생사박」(좌백), 「대도무문」(사마달) 순이었다.◎독보건곤/탄탄한 구성·역사고증 신세대 무협소설의 대표작
「태극문」으로 하이텔 무림동에서 진작 이름을 날린 신세대 무협작가 용대운(36)씨가 지난해 1월 내놓은 6권짜리 작품. 1,000년동안 오직 한 사람에게만 비전돼 온 실전무예 무쌍류. 이 무쌍류의 새로운 후계자를 찾기 위해 평생을 보낸 독고무정이라는 노인이 우연히 초주검 상태의 노독행을 만나면서부터 처절한 일대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노독행은 굉장히 고독하면서 냉혹하고 살기가 짙은 인간으로 묘사됐으며, 전체적인 주제는 무협의 영원한 테마인 복수. 그러나 복수밖에 모르던 살인기계 노독행은 결국 인간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태극문」에서 보여준대로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과 치밀한 역사적 고증, 주인공의 그럴 듯한 고독한 성격, 시종일관 계속되는 비장미 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뫼 발행, 각권 5,300원.
◎영웅문/남송에서 명나라까지 영웅호걸들의 대결… 사랑…
「신필」로 평가받는 홍콩작가 김용의 대표작. 남송, 원, 명에 이르는 중국대륙을 배경으로 영웅호걸들과 여인들의 사랑, 신선들의 도술과 비전의 무예를 작가 특유의 웅대한 스케일과 뛰어난 묘사, 예측불허의 전개로 다뤘다. 그의 진본은 「사조영웅전」(영웅문 1부), 「신조협려」(〃 2부), 「의천도룡기」(〃 3부)이다.
제1부는 성실하고 순박한 곽정이 동사 서독 등 화산오절이라는 무림 문파를 만나 펼치는 은원관계를 다룬다. 활의 명수를 뜻하는 사조영웅은 바로 주인공 곽정. 제2부에선 정이 깊고 호방한 양과가 주인공이다. 비극적으로 헤어진 연인 소용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16년동안 무공을 연마, 의객 신조협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애절한 사랑이야기. 제3부에선 연약하고 결점도 많은 주인공 장무기와 네 여인이 펼치는 낭만적인 사랑이 펼쳐진다. 전 3부 각부 6권. 고려원 발행, 각권 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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